[Data Job (7)] 사람인 조사 : 인사담당자가 밝힌 신입 연봉은 '3000만원대'가 절반…'개인성과'도 연봉격차 낳아

박진영 기자 입력 : 2025.03.23 07:02 ㅣ 수정 : 2025.03.24 08:27

뉴스투데이-사람인, '2025년 직원 연봉' 설문 조사 실시
기업 10곳 중 6곳, 신입 평균 연봉 '3000~4000만원'
인사담당자 10명 중 5명, 3500만원 이하가 적정 연봉
적절한 연봉 인상폭은 5~10%, 개인성과‧근속연수 고려
기업-취업준비생 간 기대 연봉 비슷…저연봉 선호 뚜렷
저임금 구조 장기화에 소득 불평등‧사회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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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의 발달과 국내외의 산업 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채용 시장 트렌드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대표적 HR 테크기업들과 협력해 국내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 생생한 채용정보 변화를 포착해 분석하는 'Data Job'을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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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가 사람인에 의뢰해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들은 적정한 신입 평균 임금으로 3000만원대를 가장 많이 제시했다. [사진=미드저니 / Made by A.I]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올해 기업들이 신입 사원에게 평균 '3000만원 이상~4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지급할 예정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입사 후 연봉 인상폭은 5~10%가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개인의 능력과 직급, 근속연수 등을 연봉 인상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HR 기업 사람인에 의뢰해 '2025년 직원 연봉'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사람인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기업 회원(인사담당자) 106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의 표본오차는 ±4.53%이다.

 

올해 기업들이 대졸 신입 사원에게 지급하는 평균 연봉은 3000만원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사원의 평균 연봉은 얼마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6%인 600명이 '3000~4000만원'의 연봉을 준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2000~3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는 인사담당자가 320명(30.2%)으로 많았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에 4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할 여력이 있는 기업은 10곳 중 2곳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000~5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는 기업은 104곳(9.8%), 5000~6000만원은 23곳(2.2%), 6000만원 이상은 14곳(1.3%)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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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 [설문=사람인 / 그래픽=박진영 기자]

 

인사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신입사원의 적정 연봉은 '3500만원 미만'(48.9%, 519명)이 가장 많았다. 3500~4000만원의 연봉이 적당하다는 응답자도 424명으로 40.0%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4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주고 싶다는 인사담당자는 많지 않았다. 4000~4500만원이 적정하다고 응답한 경우가 7.7%, 4500~5000만원은 1.9%, 5000만원 이상은 1.5%로 집계됐다.

 

인사담당자들은 올해 사원들의 연봉 인상폭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을까. '성과에 따른 연봉 차등의 최대 폭은 어느 정도까지 고려하고 있나'는 문항에 '5~10%'를 응답한 비율이 4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올해 연봉을 5% 미만에서 진행하겠다는 인사담당자가 25.1%를 차지했으며, '10~15%'는 14.0%, 15~20%는 5.6%로 뒤를 이었다. 연봉 인상폭을 20%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경우는 10.3%로 높게 나타났다.

 

기업이 직원들 간 연봉 격차를 두는 요인으로 '개인 성과'와 '근속 연수'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연봉 격차를 두는 요소'를 복수응답으로 물어보는 문항에 전체 응답자의 670명이 '개인 성과 및 업무 능력'(63.1%)이라고 응답했다. '직급 및 근속 연수'(53.5%)를 선택한 인사담당자도 568명을 차지했다. 

 

이어 '부서 및 직무 특성'(28.1%)을 본다는 담당자가 272명, '회사의 경영 실적 및 예산 상황'(25.6%)을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272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경쟁력 및 업계 평균 연봉 수준'(12.1%)을 확인한다는 인사담당자는 128명으로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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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신입 사원 연봉 [설문=사람인 / 그래픽=박진영 기자]

 

■ 취준생‧인사담당자 간 기대 연봉 비슷…저임금 문화 지속되면 사회 양극화 심화

 

인사담당자가 생각하는 적정 연봉과 신입 취준생이 기대하는 연봉에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스스로 기대 연봉을 낮추는 신입 구직자들의 문화가 장기화 될 경우 낮은 임금에 따른 사회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람인이 지난달 취준생 4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취업 목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신입 구직자가 생각하는 적정 평균 연봉은 3394만원으로 집계됐다. '2500~3000만원'의 연봉을 희망한다는 비율이 36.2%로 높았으며, '3000~3500만원'을 원하는 신입 취준생도 30.8%의 비율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어 '3500~4000만원'이 17.2%, '4000~4500만원'이 6.9%, '4500~5000만원'이 4.1% 순으로 나타나 고연봉을 원하는 신입 구직자가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입 구직자들이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선호하는 현상은 불안정한 고용 환경이 지속되면서 빠른 취업을 원하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5.2%가 '취업만 되면 어디든 가겠다'고 말했으며, 이들이 기업의 형태와 관계없이 취업하고 싶은 이유는 '빨리 취업을 해야 해서'(55.1%, 복수응답), '길어지는 구직 활동에 지쳐서'(39.1%)가 주를 이뤘다.

 

기존에 높은 연봉을 선호하는 구직자들과 한 푼의 인건비라도 아끼려는 기업이 대립하며 희망 연봉에 차이를 보였던 것과 다른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이런 흐름은 구직자 입장에서는 빠른 연봉 협상과 취업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며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자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와 성별 격차 등을 해소하려는 사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신입 구직자들이 저임금 구조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될 경우, 임금 격차로 인한 소득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며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저임금 문제는 사회 전체의 자산 불평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순자산 지니 계수는 2019년 0.597에서 2020년 0.602, 2021년 0.603, 2022년 0.606, 2023년 0.612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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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연봉 격차를 두는 요소 [설문=사람인 / 그래픽=박진영 기자]

 

■ 직급‧연차와 성과 연계한 보상 시스템 개발해 기업 생산성 높여야

 

뉴스투데이가 사람인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기업에서 연봉의 격차를 두는데 직원들의 성과만큼 직급이나 근속연수를 중요하게 보고 있어 연공형 임금체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공형 임금체계는 사회 계층 간의 임금 격차를 확대해 노동 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특히, 직급이나 근속 연수가 높을수록 연봉 협상에 유리한 연공형 임금체계는 청년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핵심 인력의 노동 시장 진입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직급‧연차와 함께 성과를 연계한 보상시스템을 개발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입 사원 등 저연차 청년 세대가 근로 의욕을 잃지 않도록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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