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스포츠 중계는 물론 다양한 예능, 오락 프로를 누비는 대한민국 대표 MC 김성주와 드라마와 영
화 속 신스틸러로 맹활약하는 대한민국 대표 먹성 배우 고규필이 의기투합했다.
새로 온에어 된 불스원샷 광고에서다.
분야도 다르고 캐릭터도 워낙 다른 두 사람의 조합은 왠지 어색할 듯 하다. 그러나 이들의 낯선 조합은 잘 어울리는 것을 넘어 환상의 콤비 더 나아가 꿀케미를 보여준다.
출연자들 간의 시너지를 이끌어야 하는 MC와 여러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감초역할 배우의 특성상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연비에샷 불스원샷 2025 편]
기름때로 꼬질꼬질한 흰색 러닝셔츠를 거지같이 입고 빨대로 뭔가를 쭉쭉 빨아 마시고 있는 고규필의 클로즈업이 보인다
카메라가 빠지자 고규필이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 앉아 빨대로 기름을 계속 마시고, 다 마신 기름팩이 바닥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김성주가 묻는다
김성주 : 너 기름 너무 먹는 거 아니냐?
고규필 : (빨대로 계속 기름을 빨아 마시며 퉁명스레 묻는다) 어쩔건데?
김성주가 한심하다는 듯 불스원샷을 손에 들고 고규필을 쳐다본다
Na & 자막 : (김성주가 불스원샷을 고규필의 입으로 쳐 넣으며) 기름 먹는 엔진 때 불스원샷으로 잡는다
불스원샷을 넣은 자동차가 도로를 쌩쌩 달린다
장면이 바뀌고 고규필이 깨끗한 러닝셔츠를 입고 여전히 빨대로 기름을 마신다
그러나 전에 먹던 기름 팩보다 훨씬 작은 팩이다
이는 불스원샷을 넣으면 기름을 훨씬 덜 먹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성주 : 연비에샷 불스원샷
조용히 앉아있는 고규필에게 독일산 승용차 한 대가 다가온다
자동차 엔진룸에 고규필이 그랬던 것처럼 기름 먹는 독일 거지가 앉아있다
그 거지가 독일어로 묻는다
독일 거지 : 나도 좀 줘! 불스원샷!
음식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먹는 사람에게 “걸신 들렸냐?” 또는 “뱃속에 거지라도 들었냐?”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이 광고에서 고규필의 역할은 기름 잡아먹는 엔진의 때, 즉 기름에 걸신들린 거지다.
사람에게 쓰는 표현을 기름을 많이 먹는 자동차 엔진 때에 쓴다는 발상이 기발하다. 또한 자동차 엔진룸에 사람이 그것도 무엇이건 잘, 겁나 많이 먹는 고규필이 앉아 빨대로 기름을 쉬지 않고 빨아 먹는 모습은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전 광고들(첨부 광고 참고)과 비교해 보면 이 광고의 탁월함이 보인다. 이전의 광고들은 엔진에 낀 때를 CG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로 인한 연비 감소 등은 직접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 대충 말로 때우거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엔진에 낀 때가 원인이 되어 기름을 많이 먹게 만들어 연비가 나빠진다는 사실을, 그리고 불스원샷을 넣으면 엔진에 낀 때가 제거되어 기름을 덜먹게 만들어 연비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한방에 쉽게 이해시키기 어려웠다.
이러한 추상적이고 간접적인 표현 방법을 한방에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푼 것이 바로 우리의 먹성 좋은 고규필이 엔진 속 때가 되어 엔진룸에 거지처럼 들어 앉아 쉬지 않고 빨대로 기름을 빨아 먹는 명 장면이다.
지금까지 본 그 어떤 이인화 표현보다 훨씬 더 쫙쫙 달라붙는다. 이런 어울림은 연기력만으로 혹은 먹성만으로도 불가능하다. 연기력과 먹성 두 가지를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하게 갖춘 고규필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만약 고규필이 아닌 다른 배우 혹은 개그맨이 출연했더라면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었을까? 대체불가 고규필이 아닌 그 누구도 이런 찰떡 연기를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