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애플페이 확산되나…"수익 기대 어려우나 고객 확보 전략"
신한·KB국민 등 애플페이 도입 가능성 지속 제기
애플 '점유율 확대'·카드사 '고객 확보' 맞아떨어져
단말기 보급률 낮고 결제액 적어 수익 확대 미미
MZ세대 고객 확보 통한 장기적 수익 제고 노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카드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한쏠페이 앱 내에서 애플페이 등록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가 공유됐다. 온라인상에서는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금주 내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타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드사는 현대카드 한 곳 뿐이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 이후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국내 카드사로서는 두 번째가 된다.
신한카드 외에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를 도입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후 애플페이 이용 고객이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 결제시장에서는 삼성페이의 이용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애플이 제휴 카드사를 확대해 점유율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내 간편결제 비중을 보면 삼성페이가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 이후 2년 가량이 지나 애플페이 이용 비중을 더 늘리기는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카드사를 확대해 비중을 높이고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권 전망이 어두운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선택이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현대카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페이를 통한 현대카드 결제승인금액은 2조97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총 결제액 185조5664억원 가운데 1.1%에 불과한 규모다. 결제승인건수는 1억2823만건으로 전체 승인건수 32억5572만건의 3.9%에 그쳤다. 애플페이 도입이 큰 이슈가 됐던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규모인 것이다.
애플페이의 결제 규모가 작은 이유로는 저조한 단말기 보급률과 교통카드 이용 제한 등이 지목된다.
애플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국제 카드결제 표준인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 규격이 승인된 NFC 단말기에서만 지원한다. 반면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결제 단말기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또는 IC칩 방식이어서 애플페이를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현재 NFC 단말기는 대형마트 및 다수의 프랜차이즈 카페, 편의점 등을 위주로 보급돼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주 이용층의 연령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편의점이나 카페 등 소규모 결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실상 대형마트 등 상대적으로 결제규모가 큰 곳에서는 이용이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교통카드 이용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삼성페이의 경우 교통카드 기능이 지원돼 따로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지 때문에 편의성이 크지만, 애플페이의 경우 교통카드 기능이 없어 대중화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또 애플페이에 지급하는 수수료 역시 카드사에는 부담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애플 측에 애플페이 수수료로 0.15%를 지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지난해 현대카드의 연간 애플페이 승인금액으로 추산하면 30억1000만원이다.
이에 더해 애플페이를 통한 결제가 이뤄지면 비자 또는 마스터카드에 1건당 2센트(30원 수준)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추산하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38억5000만원 규모를 비자 또는 마스터카드에 지급한 것이다. 애플페이와 비자·마스터카드에 지급한 수수료를 합하면 6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물론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 중인 카드사들은 당장의 수익성 보다 장기적인 회원 수 확보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도입 이후 아이폰 주 이용층인 MZ세대 회원 수가 급격히 증가한 만큼 신한과 KB도 회원 이탈을 막고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애플페이 도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국제 카드결제 표준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방식의 국내 보급이 확산될 것을 기대하며 타사보다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해 미래 결제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애플페이 도입의 경우 이전부터 수수료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아직 단말기 확대 문제도 남아 있다"면서 "애플페이 도입을 통한 수익 확대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는 수익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재 아이폰을 주로 사용하는 저연령층을 미래 고객으로 확보하기에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며 "이 세대가 경제활동 인구가 되고 소비 여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는 수익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단말기 보급 확대, 교통카드 이용 등의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카드업계의 애플페이 도입 확산은 이 같은 과제가 해결될 경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인 행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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