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카드사 애플페이 도입 확산되나…점유율 경쟁 심화에 수익성 저하 우려
신한·KB국민 도입 전망…현대카드 이후 2년만
업계 수익성 악화에 회원수·점유율 확대 전략
현대카드, 애플페이 도입 이후 점유율 급성장
수수료 논란에 삼성페이 유료화까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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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카드업계의 점유율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큰 데다, 삼성페이마저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수익성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올해 1분기 중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3월초에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의 애플페이 도입 확산설은 현대카드가 2023년 3월 처음 도입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이후 신규회원이 급격히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를 도입한 2023년 3월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신규회원 수는 20만3000명이다. 이는 전월 11만2000명에 비해 81.3% 증가한 규모다. 같은 해 4월에는 16만6000명, 14만5000명으로 3개월 연속 가장 많은 신규회원 수를 기록했다.
회원 수 증가에 힘입어 신용판매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의 신용판매액은 166조2688억원으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166조340억원을 넘어섰다.
신용판매액에서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부터 신규회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11만명이었던 신한카드 신규 회원 수는 8월 10만4000명, 9월 10만3000명으로 줄어들다 10월에는 9만9000명으로 10만명 이하를 기록했다. 이어 11월 9만8000명, 12월에는 7만9000명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12~14만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판매액은 131조5420억원으로 업계 4위를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약진에 밀려난 순위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 배경에는 신규회원 확보를 통한 점유율 확대에 성공한 현대카드를 추격하기 위한 행보로 읽히기도 한다.
특히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이후 해외이용 수요를 받아내면서 국내외에서 약진을 이뤄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프리미엄카드, 해외 이용 혜택 등에 애플페이 효과가 더해지면서 해외이용 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애플페이만의 성과라고는 보기 어렵지만, 도움이 된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해외여행 특화카드를 내세우면서 해외결제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신한카드 쏠(SOL)트래블 체크' 카드를 출시하며 환전 수수료 무료, 출금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공략에 나선 바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은 환전수수료 무료 혜택을 앞세워 해외여행 특화카드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애플페이를 도입하게 되면 해외결제 편의성이 제고돼 더욱 많은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페이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걸림돌로 지목된다. 현대카드가 애플에 지급하는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공개된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0.15%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적지 않아 수익성에서는 뒤처질 것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다.
카드업계는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이다. 여기에 애플페이를 도입해 애플에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면 수익성은 더욱 저하될 여지가 크다.
이에 더해 다수의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페이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이후 카드사와의 협약 자동연장이 종료된다며 수수료 부과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다만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이 지연되면서 수수료 부과를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삼성페이가 카드사와의 협약 재계약 시점인 올해 8월 전에 수수료 부과 방침을 밝힐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같은 0.15%의 수수료율을 부과한다면 카드업계가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는 연간 약 7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카드기반 간편결제에서 삼성페이, 애플페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네이버·카카오 등 핀테크 업체 비중이 카드사 비중의 두 배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애플페이 도입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애플의 아이폰 이용자 대부분이 1020세대인 만큼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서도 애플페이 도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된 상황에서 애플페이 수수료가 카드사 수익성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페이마저 수수료를 책정하게 되면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이 커지게 되면 결국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맞게 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미래 고객 확보와 해외결제 실적 확대,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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