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조달 러시' 카드업계, 기준금리 동결에 이자비용 부담 지속
한은, 올해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3.00%로 동결
카드사 이달에만 1조4000억원 규모 여전채 발행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수익 저하…조달 안간힘
"저금리 시기 대비 여전채 금리 높아 차환 부담"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카드업계의 조달 부담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자금조달 러시가 이어지는 카드업계는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전망인 만큼 수익구조 개선으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는 전일 기준금리를 기존 3.00%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이어 인하된 이후 첫 동결이다.
카드업계는 다음달 14일부터 적용되는 우대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마주하게 됐다. 고금리 시기 카드론 수요가 증가하고 조달부담이 증가하면서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 방어 전략으로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정작 수익 증가는 어려웠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올해 역시 힘든 한 해가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들은 연초부터 자금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달 13일 1500억원 규모의 여전채 발행을 마쳤다.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 조달이며 100억원은 KB증권이, 1400억원은 메리츠증권이 인수했다.
롯데카드는 이달 9일 2500억원의 여전채 발행을 계획했으나 일부 채권의 이자 지급 기일을 잘못 기재해 1000억원만 발행했고, 13일 추가 발행을 통해 남은 물량을 소화했다.
현대카드도 이달 8일 3000억원, 13일 600억원 규모의 여전채를 발행했다. 이달에만 360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사용 목적은 운영자금 조달이다. 하나카드도 이달 9일 2000억원, 신한카드는 1000억원 규모의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하나카드는 운영자금, 신한카드는 채무상환을 여전채 발행 목적으로 공시했다.
올해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여전채 발행에 나선 삼성카드는 이달 7일 1700억원, 14일 3200억원 등 총 49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목적은 운영자금 조달이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여전채를 발행하고 나선 것은 금리 인하 기조에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연내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이달 15일 기준 3.167%로 지난해 3분기 말 3.247%에 비해 0.08%포인트(p) 하락했다. 다만 이는 여전히 저금리 시기 발행한 채권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어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을 차환하려면 이자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 말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2.750%로 이달 15일과 비교하면 0.417%p나 차이가 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또다시 인하돼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업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조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3년 전 발행한 물량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를 상환해야 하는데, 당시에 비해서는 여전히 여전채 금리가 높아 조달을 위한 이자비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자비용 부담에 따라 카드사의 여전채 순발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카드사의 자산 성장세가 정체될 것인 만큼 이자부담을 지면서 순발행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조달부담 완화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여전채 금리도 하향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달 초에는 3.0%대까지 내려갔던 만큼 추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조달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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