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공모주 시장...새내기 상장사들 잇단 부진에 골머리

임성지 기자 입력 : 2025.02.11 07:00 ㅣ 수정 : 2025.02.11 07:00

상반기 최대어 'LG CNS' 예상 밖 부진
투자 후 엑시트 필요한 VC 고민도 커져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올해 상장한 새내기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작년부터 이어진 공모주 시장 한파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미트박스를 시작으로 △아스테라시스 △데이원컴퍼니 △와이즈넛 △삼양엔씨켐 △아이지넷 △피아이이 △LG CNS 등이 상장했으나, 이중 공모가를 상회하는 기업은 아스테라시스가 유일하다.

 

특히 상반기 최대어로 여겨졌던 LG CNS의 부진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5일 상장한 LG CNS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가액(5만3700원~6만1900원) 최상단인 6만1900원에 확정했다. 이후 일반 대상 공모주 청약에도 21조원 이상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LG CNS가 지난해 10월부터 새내기주들의 부진을 끊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 CNS의 초반 부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2대 주주이자 사모펀드 운용사인 맥쿼리PE라는 요인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LG CNS가 6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맥쿼리PE의 잔여 지분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도 있는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 CNS의 현재 성적은 코스닥에 상장한 일부 기업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올해 상장의 포문을 연 미트박스를 포함한 △데이원컴퍼니 △와이즈넛 △아이지넷 등은 공모가 대비 –40% 정도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데이원컴퍼니와 아이지넷의 경우 일반청약자 환매청구권을 설정해 내재된 불확실성은 보다 클 수밖에 없다.

 

환매청구권은 청약 후 주가가 예상외로 하락하면 투자자가 공모가의 90% 가격에 주관사에 다시 팔 수 있는 권리다.

 

데이원컴퍼니는 상장일부터 3개월까지, 아이지넷은 상장일부터 6개월까지 환매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이처럼 새내기 상장사의 부진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공모주 부풀리기’에 대한 의혹도 있다.

 

앞서 지난해 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가 주요 거래처와 거래가 중단된 사실을 숨기고 공모가를 부풀려 유가증권시장에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기술특례제도로 상장에 성공한 파두는 시가총액 1조원대 기대를 모았으나, 첫 분기 매출로 3억원을 기록한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파두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신규 상장기업에 대한 사전·사후 회계감독을 강화하겠다”며 “상장 예정인 기업이 상장 과정에서 매출급감 사실을 숨기는 등 부정한 수단으로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려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 상장사 부진, 벤처캐피탈 부담도 커져

 

공모주 시장의 한파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상장사에 투자한 VC들은 투자한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엑시트 전략을 마련해야 하지만,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나 높은 가격의 구주를 매입했을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VC가 투자 기업의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키움인베스트먼트는 ‘한·영 이노베이션펀드 제1호’를 1년씩 두 번 연기해 올해로 10년째 보유하고 있으며,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와 신한캐피탈이 조성한 ‘신한-알바트로스 기술투자펀드’도 만기를 1년 연장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및 공모주 시장의 침체에 따라 VC들의 투자-엑시트-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제 위기, 미국 발 관세분쟁, 불안한 국내 정세 등으로 불확실성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