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틱톡 매각에 집착하는 백악관, 밴스 부통령이 직접 지휘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3.18 01:12 ㅣ 수정 : 2025.03.18 06:46

미국에서 1억 7000만명 사용자를 보유중인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과정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직접 나서 매각 작업 진두지휘,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백악관 쪽 요구대로 협상에 응할지, 아니면 서비스 철수를 택할지 관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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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로고.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과정에서 백악관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이 마치 투자 은행의 역할을 맡아 직접 개입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의 사적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드문 사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경매 과정을 앞장서 주도하는 인물이 JD 밴스 부통령이라는 점에서 백악관의 진짜 의도에 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컬럼비아 로스쿨의 리처드 브리폴트 교수는 "미국이 국가 안보 등의 이유로 외국 투자자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제한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지만, 백악관이 입찰 과정을 직접 감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틱톡이 전략적으로 그렇게 중요한 기업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틱톡은 미국 내에서 약 1억 7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인기 동영상 플랫폼이다. 미국 정부는 틱톡의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와 연계되어 있으며,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많은 사람들이 틱톡을 원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내 손에 달려 있다"고 발언하며 본인이 매각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틱톡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면 금지될 것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그 마감 기한으로 설정한 4월 5일이 다가오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미국 정부의 매각 압력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미국에서 틱톡 사업을 완전히 매각하는 대신, 서비스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프로젝트 리버티의 창립자 프랭크 맥코트는 "이번 매각 절차는 일반적인 기업 거래와 다르다“면서 ”정해진 자산이나 가치 평가도 없이 진행되며, 바이트댄스는 이번 거래를 주도할 투자 은행을 고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할 의사가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 또한,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의 해외 매각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바이트댄스는 최근 내부 직원들에게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회사의 가치를 315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틱톡이 핵심 알고리즘 없이 매각될 경우 400억~500억 달러 수준에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바이트댄스는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알고리즘이 포함될 경우 틱톡의 가치는 500억~1000억 달러 수준이지만, 바이트댄스가 이를 미국에 넘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틱톡 매각을 둘러싸고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개입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 안보 문제지만, 정치적 이해관계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리폴트 교수는 "틱톡이 미국 경제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틱톡이 젊은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며, 자신이 2020년 첫 임기 때 금지하려 했던 앱이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발언해 틱톡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미국 정부가 직접 매각 절차를 주도하며 틱톡의 미국 사업에서 일정 부분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틱톡의 미국 사업에서 50%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며, 정부 차원의 개입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바이트댄스가 협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틱톡 매각 협상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바이트댄스는 미국 사업을 완전히 매각하는 대신, 핵심 기술 없이 기업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여러 기업가들이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프로젝트 리버티를 주도하는 프랭크 맥코트를 비롯해 캐나다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 레딧 공동 창립자 알렉시스 오하니안 등이 입찰을 검토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 스타 지미 도널드슨(미스터 비스트)도 참여를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최종 매각 가격이 얼마나 형성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매각 과정은 미국 정부와 바이트댄스 간의 힘겨루기 속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5일까지 협상이 타결될지, 아니면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서비스를 중단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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