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등장과 동시에 세계시장서 퇴출될 위기에 놓인 중국 딥시크 AI 모델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07 00:55 ㅣ 수정 : 2025.02.08 08:12

미국, 호주,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국가들 동시다발적으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AI 모델 사용 규제하는 조치 잇달아 발표, 중국 투명한 정보처리 강조하며 세계 각국의 규제 움직임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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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을 통한 정보유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AI 모델 '딥시크 R1'이 최근 국제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동시에 각국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국가들은 딥시크를 통해 개인정보 등 민감한 정보들이 중국 정부에 흘러들어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다각적인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딥시크 R1은 저비용·고성능 AI 모델로, 기존 AI 개발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글로벌 AI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AI가 수집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활용 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타이핑 패턴, IP 주소, 디바이스 정보 등 사용자의 행태 정보를 수집하여 개인 식별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수집 방식은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우려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딥시크 AI에 대한 규제 조치를 내놓고 있다. 호주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딥시크의 사용을 정부 시스템과 장치에서 금지했다. 호주 내무부 장관은 "AI는 잠재력과 기회로 가득한 기술이지만,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신속하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종주국을 자부하는 미국에서는 딥시크를 정부 소유 장치에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딥시크가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공유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이전에 틱톡(TikTok)에 대해 미국 정부가 취한 조치와 유사한 것이다.

 

한국 역시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딥시크 AI에 대한 접근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보안 우려로 딥시크 AI에 대한 접근을 일시적으로 차단했고, 한국수력원자력과 국방부 등 여러 기관이 딥시크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 보호 당국인 가란테를 통해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 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애플과 구글 앱 스토어에서 딥시크 앱의 다운로드를 차단했다. 가란테는 딥시크 측에 데이터 수집 및 처리 방식, 데이터 저장 위치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도 딥시크의 시스템 작동 방식과 데이터 보호 측면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질의서를 발송한 상태이며, 영국 정부 역시 딥시크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뉴캐슬대학교의 릴리안 에드워즈 교수는 "유럽연합(EU)의 AI법은 자동차나 의료기기와 유사한 제품 안전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출시 전에 위험을 평가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딥시크 AI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대만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조치는 정보 유출과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딥시크의 획기적인 저비용 개발에 한껏 고무됐던 중국정부는 세계 각국이 앞다퉈 딥시크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자. 불쾌감을 드러내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고도로 중시하며, 법에 따라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껏 기업이나 개인에게 위법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저장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호주의 조치에 대해 "호주의 행보는 명백히 이념적 차별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 연방 기관이 중국 기술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때, 호주가 이를 무분별하게 따르는 것은 어리석은 행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캘리포니아주가 추진 중인 AI 규제 법안에 찬성 의사를 표명하며, "AI는 대중에게 잠재적 위험이 되는 모든 제품과 기술을 규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반면 하버드대 연구소의 벤 프룩스 연구원은 미국의 딥시크 사용 금지 법안에 대해 "오픈소스 AI 발전을 막는 법안"이라며, "미국의 AI 연구 생태계를 오히려 위축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을 고립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AI 정책 연구자인 마일스 브런디지는 "딥시크가 적은 자원으로 효율적인 AI 모델을 개발한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경쟁력 측면에서는 미국의 AI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딥시크에 대한 규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딥시크의 개발 배경과 이를 악용할 소지가 큰 중국정부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각국의 규제 움직임은 보다 확산될 것으로 보여 중국이 자랑하는 딥시크는 충격적인 등장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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