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26 01:34 ㅣ 수정 : 2025.02.26 01:34
테슬라 1월 인도대수 전년동기 대비 감소하며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300달러 턱걸이
시위자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그가 이끄는 정부 효율부(DOGE)에 대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테슬라가 흔들리고 있다. 1월 인도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개장초 전장대비 9% 이상 하락하며 300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7거래일 중 6거래일 하락했으며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프리덤 캐피탈의 마이크 워드 애널리스트는 "당사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의 1월 미국 내 인도 대수는 4만 2000대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며 ”같은 기간 미국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이 15%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점유율이 기괴할 정도로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과 유럽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1월 중국 내 테슬라의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15% 줄었으며, 유럽에서도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60% 이상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테슬라의 예상 인도 대수를 42~43만 대로 전망하며, 이는 연초 47만 대 예상치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Model Y 리프레시 출시 기대감으로 인해 현재 모델의 판매가 둔화된 점과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머스크의 관심은 본업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하다. 그가 운영하는 X(구 트위터)에서는 전기차와 인공지능 기술보다 미국 연방 정부 개혁과 정치적 논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최근 머스크는 정부 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 공무원 감축을 주도하고 있다. 그의 개입으로 인해 2만 명 이상의 연방 근로자가 해고되었으며, 추가로 7만5000 명에게 자발적 퇴직금(바이아웃)이 제안되었다. 이러한 강경한 조치는 연방 정부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과 경제 전반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직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인 로렌스 서머스는 "머스크가 연방 정부 운영에 개입하면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 같은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CEO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정치적 활동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스탠퍼드 대학교 정치경제학 교수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머스크는 기업가로서 혁신적인 업적을 남겼지만,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하며 적을 만드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그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응답하지 않을 시 사직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를 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미국 인사관리처(OPM)조차 "직원들은 기밀이나 민감한 정보를 머스크의 이메일에 응답하며 공유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내부 지침을 배포하는 등 행정부 내부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머스크의 개입으로 인해 핵심 정부 기능이 차질을 빚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대외 원조가 중단되어,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은 머스크의 대규모 해고 조치가 불법이라며 법원에 제소했고, 연방 판사는 교육부 및 인사관리처가 관리하는 민감한 데이터에 대한 DOGE 팀의 접근을 차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의 실적 악화와 겹치면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및 테크 업계에서는 그가 본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테슬라의 주요 경쟁업체인 BYD, 리비안, 루시드 등은 기술력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테슬라는 시장 경쟁력 저하와 함께 브랜드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일론 머스크의 독특한 경영 방식과 정치적 개입이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그리고 테슬라가 이러한 도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