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자본잠식' 인창개발의 수상한 행보...LH, '파주 운정 사업' 최후통첩

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4.14 07:00 ㅣ 수정 : 2025.04.14 07:00

LH, 인창개발과 '파주 운정' 계약 해지 수순
당기순손실 2119억원...전년비 2배 급증
PF 이자 금융비용만 연 1000억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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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 신도시 주상복합단지 1·2·5·6블록 위치 [사진=파주운정3지구]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행사 인창개발의 파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창개발의 재무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자본잠식 상태로 사실상 영업활동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창개발은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재무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으나, LH와의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사업은 물론 향후 진행을 앞두고 있는 프로젝트까지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LH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주상복합단지 1·2·5·6블록의 시행사인 인창개발에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LH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난 2일 인창개발에 대금 납부와 관련한 최후 통지서를 보냈으며, 오는 25일까지 납부가 이행되지 않으면 해약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계약금을 치르지 않고 연락이 두절돼 LH 측으로부터 사업에 대한 해약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창개발의 불안한 행보의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이 자리한다. 8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인창개발은 해당 회계연도에 약 21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약 2배 확대됐다. 영업손실은 499억원에 달하며 매출은 2310만원에 그쳐 영업활동 역시 중단된 상태다.

 

특히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이자로 추정되는 금융비용만 1049억원에 달해 재무적 압박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인창개발은 서울 가양동 CJ공장부지와 가산동의 LG전자 연구소 부지 개발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인창개발의 유동자산은 약 236억원인데 반해 유동부채가 1076억원으로 유동비율은 22%에 불과하다. 이는 단기적 채무 상환 능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누적 결손금은 6097억원에 달하며 자본총계는 -609억원으로 회계상으로 완전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인창개발은 자금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9일 서울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착공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LH와의 문제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인창개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 인창개발은 LH가 해약이라는 초강수를 꺼냈음에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LH는 인창개발과의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사전청약자들에게 돌아갈 피해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계약이 해지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시행사와 계약하거나, LH가 직접 시행을 맡는 한이 있더라도 사전청약자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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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동 CJ공장 부지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LH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사전청약자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 파주운정 3·4블록 역시 지난해 대금 미납으로 기존 시행사와 계약이 해지되며 새로운 업체와의 진행을 앞두고 있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운 업체 물색까지는 최소 3~6개월이 소요된다. 추가된 시간과 금융비용 등은 고스란히 사전청약자들이 떠안아야 한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파주운정신도시 주상복합단지의 입지는 상당히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럼에도 사업을 포기하려는 건 돈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투데이>는 인창개발에 수차례 답변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

 

인창개발은 작년 수도권 대형 지식산업센터 분양 실패로 인해 자금 문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신산업센터는 분양율이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본PF로 전환한 서울 가산동 LG전자 연구소 부지 개발사업 역시 올해 중 착공이 논의되고 있으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이 사업 역시 진행 여부가 불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낮은 자기자본 비율로도 사업을 할 수 있는 현 PF제도의 문제점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행사들은 규모가 큰 몇 곳을 제외하고는 자금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반발할 지 모르나 2028년까지 예정된 정부의 PF 자기자본비율 확충을 더욱 앞당겨야 이번 인창개발 사태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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