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56)] 대대장의 유종지미(有終之美)는 눈물의 초등학교 졸업식(중)

김희철 칼럼니스트 입력 : 2025.04.02 09:43 ㅣ 수정 : 2025.04.02 09:43

군(軍)이 주민보다 먼저 그들 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통해 지역 향방작전 등 통합전투력 발휘에 기여
임기종료 한달전, 인접 공군비행단의 합참 전투지휘검열시에 필자가 검열을 받는 것처럼 임해 성공적인 수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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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청원군 오창면 자모원에서 생활하는 사지절단증 장애인 이구원 수사(우측 사진)를 만나러 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컬럼니스트] 지역 주민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통합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軍)이 주민보다 먼저 그들 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지역 향방작전 등 통합전투력 발휘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다.

 

대대장 취임 후, 필자는 청원군 지역내에 위치한 ‘믿음의 집’과 ‘희망원’ 및 ‘성심양로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문제 병사들이 잘못했을 때 이곳에 보내 군기교육 일환으로 노인들과 장애아들을 씻겨주며 봉사활동을 시킨 것은 병사들 인성교육에 큰 보탬이 되었고 주민들의 신뢰도 얻었다.

 

대대장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이곳들을 다시 한번 더 찾았다. 특히 오창면에 위치한 ‘자모원’을 방문했을 때에는 충격과 함께 진한 감동을 받았다. 그곳은 뜻하지 않게 임신한 여성들이 낙태를 금지한 천주교 교리에 따라 산기를 지내다가 출산하면 아이를 맡기고 떠나는 천주교 사회복지 시설이었다.

 

일요일 성당 미사를 마치고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자모원’을 갔는데 천사를 또 만났다. 그는 위의 사진과 같이 양팔과 양다리가 없이 태어났지만 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활기차고 즐겁게 생활하는 이구원(9살)이었다.

 

마침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그의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쓰려오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다. 인기척이 있자 구원이는 눈을 뜨고 환하게 반기며 “아저씨. 우리 축구해요..?”하고 책상 밑으로 굴러가 모로 누웠다. 구원이의 축구공은 바람이 적당히 빠져 데굴데굴 굴러간다. 다가오는 공을 배로 막고 입으로 물어 내게 보내면서 깔깔거리며 웃었다.

 

함께 놀다가 수녀님이 불러, 아들에게 구원이와 같이 장난치며 돌보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오후 내내 물을 길어 나르고 장작불을 지폈는데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돌아오는 길에 팔다리가 없어 몸에 열이 많은 구원이를 안았을 때의 체온에 뜨겁게 달구워진 가슴을 아프게 했고, 훗날 2014년에 그를 찾아와 격려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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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전투관리 우수부대’선정과  합참 전투지휘검열 수검기여로 받은 '17전투비행단장'의 표창장[사진=김희철]

 

■ 대대장 근무를 마무리하는 필자는 예비군 업무 감사의 혹평에서 마지막 소명을 느껴...

 

‘자모원’을 포함한 ‘믿음의 집’, ‘희망원’ 및 ‘성심양로원’에서의 봉사활동 덕분이었는지, 대대장으로 마지막 받은 ‘98년도 전반기 전투력 평가에서도 또 우수부대로 선정됐다. 필자의 대대장 재임기간 동안에 선봉대대 표창 수상시를 제외하고 전 기간 평가에서 계속 ‘통합전투관리 우수부대’로 선정되는 과분한 성과도 올렸다.

 

통상 을지연습 기간에 대위에서 소령의 진급 발표가 있다. 그동안 대대 동원장교로 근무하며 각종 시범과 훈련에 대비해 제일 고생이 많았던 장석우 대위가 차기 진급을 위해 작년에 연대 작전장교로 보직을 옮겼는데, 드디어 이번에 소령으로 진급한 것이 너무도 감사했다.

 

이는 대대가 그동안 예비군, 작전, 전투근무지원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던 것은 탁월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의 장석우 대위의 공이 컸다고 연대장에게 추천한 것이 주효했고, 영전하는 그에게 비록 1차 진급은 놓쳤지만 좋은 보직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다음해에는 꼭 진급할 것이라는 확신의 덕담을 보낸 것이 현실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석우 대위가 연대로 전출간 뒤에 치뤄진 예비군 업무 감사 결과가 대대 전체를 삐꺽거리게 만들었고, 감사평이 “말로만 듣던 청원대대가 아니다”라는 혹평으로 대대장 근무 후반기를 더욱 힘들어지게 만들 뻔했던 위기의 순간들을 회상하며 미소가 번졌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52)] 요란한 빈 깡통 소문을 우문현답으로 극복(중) 참조)

 

하지만 예비군 업무 감사의 혹평은 대대장 근무의 유종지미(有終之美)를 위해 마무리하는 필자에게 마지막 소명을 느끼게 했다. 재향군인회 변상환(학군7기) 회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변 회장은 마지막까지 기특하다며 건설업자를 연결해주어 레미콘 차량을 지원받고 철근 골재를 구입하여 예비군 교장 입구 비포장도로를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후임 대대장은 훈련에 참석하는 예비군 차량들이 부대 진입시에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통과하는 불편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또한 대대장 이취임식을 한달 앞두고는 책임지역내의 타부대인 17전투비행단이 합참 전투지휘검열을 수검을 받았다. 

 

그동안 공군기지 방어 전술토의([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13)] 대통령 훈령까지 변경시킨 ‘공군기지방어 전술토의’ 참조)를 통해 발전시킨 사항들을 합참 검열관들에게 적극 제시했고, 비행단 FTX(실병기동훈련)시에도 마치 필자가 검열을 받는 것처럼 임하자 성공적인 수검을 받은 비행단장은 대대장을 마치고 사단 정보참모로 근무하는 필자에게 표창장을 보내주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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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방위산업공제조합 부이사장(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2024년), 군인공제회 부이사장(~2017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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