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 180조…자산운용사 '점유율 확보' 사활
자산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 수수료 인하 대응
이벤트 진행·상품 출시...중소형사 생존 전략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ETF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180조원 규모에 도달했다. 2023년말 대비 40%가 넘는 수치다.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와 커버드콜 ETF 같은 상품들이 인기를 끌며 시장 확대를 주도한다. 특히 월배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2022년말 대비 약 10배 증가할 만큼 급성장했다.
다만 국내 ETF 시장은 철저한 승자독식 구조로, 상위 몇개 운용사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만일 선점하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작용된다.
그렇다 보니, 국내 자산운용사 간 ETF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치닫는다. 주요 운용사들은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은 새로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실행하는 분위기다.
■ 자산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 수수료 인하 대응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점유율 상위 5개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7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양강 체제를 형성 중이다. 1위와 2위 격차는 크지 않다. 그렇다 보니 업계는 1위 자리를 두고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고 평한다.
실제 이들 회사는 수수료 인하와 상품 출시,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의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00062%로 낮췄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S&P500의 총보수를 기존 0.07%에서 0.0068%로 인하하며 대응했다는 식이다.
물론 운용사 간 수수료 경쟁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도 운용사들에게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운용사의 ETF 경쟁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은 "대형 운용사들이 운용 역량이나 수익률 경쟁보다 시장 점유율 확보에만 집중해 보수 인하 경쟁이 과열되는 점이 무척이나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운용사 이벤트 진행, 상품 출시도 앞세워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우선 삼성자산운용 ETF·펀드 플랫폼인 'FunETF'는 '차곡차곡 KODEX 모으기' 이벤트 2종을 진행한다. FunETF 가입 회원이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에 대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 자동매수 신청 완료 화면을 인증하면 메가커피 아메리카노 쿠폰 1매를 준다.
또 위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이 합산 30만원 이상 자동매수 신청 내역 유지를 인증하면 KODEX 미국S&P500 ETF 1주를 선착순 1500명에게 증정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 대표지수 2종에 대한 분배금 이벤트를 진행했다.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중 1종을 매수하고 인증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행사다.
하나자산운용은 1Q 미국S&P500 ETF 출시를 기념해 ETF 매수 인증 이벤트를 열었다. 이번 이벤트는 1Q 미국S&P500 ETF를 10주 이상 매수한 고객이 참여할 수 있다. 1Q 미국S&P500 ETF는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매수 후 인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매수할 수 있는 100만원 상당의 빗썸 바우처 등 푸짐한 경품이 제공된다.
아울러 운용사들은 적극적인 상품 개발이나 과세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삼성자산운용은 TR형 해외 ETF 2종을 분기 단위 분배금 지급형으로 전환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은 대형 운용사의 순위 경쟁과 중소형사의 생존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곳”이라며 “운용사들은 낮은 수수료가 경쟁이라기보다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조건 제공을 위한 선택지라고 하지만 사실상 경쟁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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