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3.27 08:23 ㅣ 수정 : 2025.03.27 11:07
'1강'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2금융권 다수 참여 우리카드·OK저축은행 이어 흥국생명·화재 합류 현대해상 'U뱅크'·DB손보 '더존뱅크' 연기·철회 고객기반 확대·본업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 기대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가 완료된 가운데 2금융권에서도 컨소시엄에 합류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은행을 통한 본업 경쟁력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 흥국생명·화재 등 2금융권 금융사가 다수 참여한다.
카드사와 보험사, 저축은행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이유로는 인터넷은행 플랫폼을 통한 본업 경쟁력을 강화가 지목된다.
카드사의 경우 인터넷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카드는 독자결제망 구축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있어 소호은행에 카드 발급과 카드 결제망을 제공하게 된다면 이를 통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소호은행의 취지가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인 만큼 상생금융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소상공인 기반 금융생태계 형성과 더불어 지역 상생금융 실천에 동참하고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소호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소상공인 관련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중저신용자 서민금융 창구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호은행이 KCD의 주요 사업기반을 활용해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포용금융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디지털 경쟁력 강화, 인터넷은행 플랫폼을 활용한 운영 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소호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포용금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은 대표적인 중저신용자 서민금융 창구인 만큼 포용금융에 일조할 수 있고, 여러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경우 포화된 시장과 제판분리에 따른 판매채널 재편,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장기적 저성장이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헬스케어와 요양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본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업권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인터넷은행은 보험사의 신시장이 될 수 있다. 보험사와 디지털 금융의 융합을 통해 본업인 위험 관리와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상공인의 수요에 맞춘 다양한 보험·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이 같은 이유로 제4인터넷은행 설립 참여를 계획했으나, 각각 철회 또는 연기됐다.
DB손보의 경우 더존비즈온이 주도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이 철회를 발표하면서 무산됐다. 현대해상은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시도해 왔으나, U뱅크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지연되고 있다. 이로써 현재 제4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보험사는 흥국생명과 화재 두 곳 뿐인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보험사의 역할인 위험관리와 보장 서비스 제공은 물론 소상공인 고객의 다양한 금융 수요에 적합한 맞춤형 보험·금융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경영 안정성을 확대하고 미래 위험에 대한 대비를 체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보험사의 인터넷은행 설립 참여는 디지털 금융을 통한 고객 록인(Lock-in.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소상공인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인터넷은행이 미래 성장동력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미래가 결국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보험을 넘어 디지털 금융과의 융합을 통해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실현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