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이주환의 ESG공시 금융] ESG 통합과 재무분석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6.10 08:01 ㅣ 수정 : 2024.06.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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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굿잡코리아 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 ESG 통합은 “ESG를(전통적 방식의 재무분석·위험 관리·포트폴리오 관리 등에) 통합 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은 정량적인 분석보다는 질적분석 방식을 기반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이 ESG 이슈를 정량화하고 기업·발행자 평가에 통합하는 게 전 세계적인 추세다. ESG 통합에 있어서 질적·정량적 분석은 모두 중요하다. 질적 분석 위주 체계에서 정량 분석으로의 확장은, 정량 분석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 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ESG 통합은 주식·채권 모두에서 이뤄져 왔지만, 전통적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을 다루는 부서에서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다. 

 

2018년 CFA Institute과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PRI)는 YouGov(유고브)에 ESG 통합에 대한 투자자의 태도를 평가하고 ESG 통합이 실제로 수행되는 방식을 잘 이해하기 위한 글로벌 설문조사를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자주·항상 환경 이슈(E), 사회 이슈(S), 거버넌스 이슈(G)를 주식 분야에 통합하는 비율이 신용 분석에 통합하는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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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분석에 있어 ESG 통합이 주식 분석의 ESG 통합보다 늦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채권시장 고유의 복잡성(규모가 큰 시장, 다양한 유형과 다른 만기를 가진 상품, 발행 주체를 고려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ESG 이슈를 신용위험 평가에 반영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특히 이자율 위험과 유동성 위험을 평가에 ESG이슈를 반영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난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회사채를 소유한 채권자들은 경영권에 대한 접근이 없어 회사 경영에 있어 ESG 이슈를 고려하고 반영하는 데 개입이 어렵다. 국채 보유자들 또한 정부운영 및 정책결정 등 ESG 이슈 반영에 개입하기 어렵다.

 

또한 ESG 요인은 주식에 비해 채권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전통적 재무요인 (금리·인플레이션 등)들이 채권가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ESG 이슈에 채권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점점 더 많은 금융투자자가 ESG 이슈와 그에 대한 분석 결과들을 채권 포트폴리오·펀드에 통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분석의 경우 ESG통합이 주식보다 더디지만 확장되고 있기에 앞으로는 채권 분석 및 가격 형성에 있어서 ESG 이슈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주식에 있어서 ESG 통합은 얼마나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까? 2024년 3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와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83%의 투자자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분석에 지속가능성 정도를 통합하고, 79%의 투자자들은 지속가능성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한다. 

 

이는 5년 전에 20%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재무분석에 있어 ESG 통합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번 연구에서 ESG 통합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응답자는 1%에 불과한 것으로 볼때, 재무분석에 있어서 ESG 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연구는 투자자들이 기업 재무분석에 ESG 요인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제적 요구'였다. 투자자들은 규제로 인해 기업을 분석할 때 ESG 요인을 고려해 투자의사를 결정하고자 했다. 

 

기업의 비즈니스에 있어 규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지속가능성에 관한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가운데 이는 많은 투자자가 신경 쓰는 부분일 것이다. 또한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나) ESG 경영으로 인해 개선된 재무실적, 주주들의 압력 등이 투자자들이 재무분석 시 ESG 통합을 하는 이유로 나왔다. 

 

ESG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많은 투자자들이 이와 관련된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ESG 통합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ESG 정보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고, ESG 데이터의 평가가 일관되지 않고 비교가 어려웠다. 규제의 적절성에 따른 문제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ESG 공시를 준비하는 실무자들이 호소하는 어려움과도 비슷하다. 재무분석에 있어 ESG 통합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ESG 통합에 대한 많은 고민과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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