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이주환의 ESG공시 금융] ESG 통합에 있어서 유의점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5.27 08:48 ㅣ 수정 : 2024.05.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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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굿잡코리아 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 많은 사람이 아직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사회적인 측면에서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직원들과 환경미화 활동을 진행했다"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했다” 등의 뉴스를 쉽게 접하곤 한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기업의 ESG 활동인 것은 틀림 없으나, 기업이 ESG에 대해 가져야 하는 관점과는 괴리가 있다. ESG는 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적 측면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나은 기업 활동을 통해 자본을 더 쉽고 낮은 비용으로 조달하도록 하는 ‘금융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ESG 활동을 잘할수록 잠재적인 리스크에 노출될 확률은 감소한다. 예를 들어 환경 오염을 고려해 오염수 처리 필터를 완벽하게 설치해 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소송 위험과 이미지 하락 위험, 이로 인한 매출 하락 위험 등에 노출될 확률이 현저하게 적을 것이다.

 

만약 두 기업이 매출과 비용, 영업이익 등 다른 요인들이 거의 비슷하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떤 기업에 투자하겠는가? 당연히 전자에 투자할 것이다. 전자는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적어서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직원들이 근로기준에 맞게 근무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두 기업 중 누가 리스크가 더 적을까? 당연히 전자가 리스크가 적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퇴사자가 발생할 확률과 소송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이후 인력 충원에 어려움이 있을 확률도 높다. 여러분은 어떤 기업에 투자하겠는가? 당연히 전자를 택할 것이다.

 

ESG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면 이제 ESG 통합에 있어서 유의할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SG 통합은 전통적인 재무적 요인에 비재무적 요인인 ESG 요인을 더해 투자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ESG 통합에 있어서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는 ESG를 추구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려고 한다는 거다.

 

비윤리적인 산업과 특정 기업 혹은 국가에 대한 투자 금지 등이 ESG 통합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 예를 들자면, 군수산업은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산업이니 ESG에 맞지 않아 투자 고려 대상에서 제외 시 이는 ESG 통합을 잘못 이해한 것이 된다. 

 

군수산업은 지금과 같이 전쟁이 지속되고 국가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그럼에도 ESG에 맞지 않는 산업이라 투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ESG 통합을 SRI(사회적 책임 투자)와 혼동한 것일 수 있다. 

 

ESG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ESG를 잘하는 기업은 리스크를 낮추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ESG를 잘해 기업의 리스크를 낮춰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기업으로 비쳐 자본을 더 쉽고 낮은 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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