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이주환의 ESG공시 금융] ESG공시 정보 어디에 쓸 수 있을까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4.15 08:43 ㅣ 수정 : 2024.04.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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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굿잡코리아 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 ESG에 대한 개념은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해야 한다는 거다. 앞 글자의 영어 단어 세 개만 외운다면, ESG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과연 ESG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기업이 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 등이 기업의 경영 성과에 직결된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비용의 측면으로 보는 게 더 가까울 수 있다. 

 

이를 두고 ESG를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그린워싱(친환경 이미지로 자사 제품을 홍보해 이익을 얻는 행위)과 같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ESG 정보가 공시된다는 말의 의미는 ESG 정보가 기업의 재무제표에 포함돼 공시된다는 말이다. 기존에 자발적으로 ESG 정보를 공시해 오던 기업들은 재무제표와는 별개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라는 형태로 정보를 공시해 왔다.

 

우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공시가 의무화가 되면 ESG 정보를 지속가능성 보고서라는 별도의 형태가 아닌, 기존 사업보고서상의 재무제표와 더불어 ESG 요인들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 한 번에 묶어서 공시해야 한다.

 

사업보고서에 ESG 요인을 포함해 공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사업보고서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사업보고서는 한 해 기업이 하는 사업과 실적, 재무상태 등 경영활동의 전반에 대한 결산보고서다. 사업보고서는 주로 투자자 등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경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작성된다.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내용은 법적인 책임이 따른다. 사업보고서에 ESG 요인을 포함해서 공시하게 되면 기업은 ESG와 관련한 기업의 위험과 기회를 거짓없이 밝혀야 하며, 추후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한다. 

 

ESG가 사업보고서에 포함됨으로, 기업 외부에 있는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ESG 요인에 따른 기업의 위험이나 기회를 속여서 공시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ESG 공시 정보는 투자의사 결정 시 활용할 수 있다. 투자할 때, ESG 정보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의 판단에 달렸다. 

 

예를 들어 가치투자 하는 투자자는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EPS(주당순이익)·PER(주가수익비율)·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의 지표들을 중요시하는 것과 같이, 에너지 산업에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는 다른 지표들보다 ESG 요인을 우선시할 수 있다.

 

만약 직접 투자하려는 회사가 화석연료만 집중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환경적인 요인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연구들을 보면 기업의 재무 성과와 ESG가 양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며, 산업에 따라 ESG의 영향 정도는 상이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ESG 공시가 의무화됨에 따라 여려 국가의 연기금이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ESG 요인을 고려해 투자한다. 이는 기업의 재무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경영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가져다 준다.

 

ESG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있으나, ESG 정보가 투자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차치하고 정보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로 투자자에게 좋다. 의사결정에 활용할 도구가 하나 더 늘어나서다. 그 도구를 활용할 것인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개개인의 경험과 노하우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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