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788)] 충격의 생쥐 된장국, 완전히 무너진 일본의 위생 관념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4.08 01:06 ㅣ 수정 : 2025.04.08 01:06

1월엔 된장국에 생쥐, 3월엔 덮밥에 바퀴벌레, 1위 체인점의 위생신뢰성 도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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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규동과 관련한 위생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죽은 생쥐가 둥둥 떠 있는 된장국 사진 하나에 일본 사회가 완전히 뒤집혔다. 해당 된장국을 제공한 일본 1위 덮밥 체인점 스키야(すき家)는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3월 말일부터 4월 4일까지 쇼핑센터 입점 점포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 1900여개 점포의 영업을 일시 중지하고 대대적인 위생 점검을 실시했지만 지금까지 스키야를 방문했던 일본인들의 충격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작은 올해 1월 스키야 돗토리 미나미요시카타(南吉方) 지점의 구글맵 리뷰에 ‘된장국 안에 죽은 생쥐가 들어있었다’는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이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상황이지만 스키야를 운영하는 젠쇼(ゼンショーホールディングス)는 사건을 무마하려 하였고 SNS에서 확산이 거듭되다 지난 달 22일 주요 미디어들이 이를 다루기 시작하자 그제야 사실을 인정하고 본격적인 조사와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그리고 조사를 마친 스키야 측은 생쥐가 된장국 냄비에 들어가 있었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냉장고 하부의 찢어진 고무패킹 사이로 냉장고 안에 들어가 된장국 건더기를 미리 담아놓은 그릇에 혼입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일본 네티즌들은 이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된장국 건더기는 잘게 건조된 파와 미역국 조각들인데 반해 사진 상의 생쥐는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였기 때문에 된장국을 담는 과정에서 식당 종업원이 그릇에 들어있는 크기도 색도 다른 생쥐를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생쥐 된장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달 28일에는 스키야 아키시마역 미나미(昭島駅南) 지점에서 제공된 음식에서 바퀴벌레가 발견되었고 결국 젠쇼 측은 ‘당사에서는 2025년 1월에 다른 점포에서 이물혼입이 발생하였음에도 이런 사태를 (재차) 초래한 것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고 사죄하며 전 점포의 일시폐쇄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향후 위생사고 방지책으로 종업원 교육을 재실시하고 분기당 1회씩 모든 점포의 시설점검을 실시하여 위험요소들을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기존 24시간이던 영업시간을 바꿔 새벽 3시부터 4시까지는 청소시간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일본은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와 낡은 인프라가 합쳐져 해충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는데 일개 체인점의 대응만으로 환경 전체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외국인 관광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한 것인지 거대 기업 젠쇼의 영향력을 우려한 것인지 이번 사고와 관련된 보도들은 빠르게 뒤로 밀려나고 있지만 편의점만큼이나 거리 곳곳에 자리한 스키야를 볼 때마다 일본인들의 마음 한편에는 이제 허기 외에도 불안이 공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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