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778)] 원두 가격 급등에 일본 카페들도 줄폐업 위기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3.07 02:02 ㅣ 수정 : 2025.03.07 02:02

계속되는 이상기온으로 원두가격 2배 이상 급등, 골목에서 자취 감추는 작은 카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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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커피숍들이 폐업 위기에 놓여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작은 골목에 만화책과 잡지를 가득 비치한 개인 카페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몰리곤 하지만 이런 소규모 카페들은 일본의 오랜 풍경이자 주민들의 휴식을 겸한 아지트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커피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카페들이 존폐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원두가격이 상승세에 들어간 것은 2021년으로 브라질에서 생산되던 아라비카 원두가 서리 피해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로부스타 원두로 한차례 수요가 옮겨갔다.

 

하지만 로부스타 원두마저도 2023년 엘리뇨현상으로 최대 생산국 베트남이 피해를 입으면서 생산량이 감소하며 아라비카 원두 못지않게 가격이 뛰어올랐다. 두 원두의 가격이 근접해지자 더 고급으로 평가받는 아라비카 원두로 수요가 돌아왔고 이는 다시 아라비카 원두의 추가 가격상승을 일으켰다.

 

여기에 아라비카 원두의 주 생산지인 브라질에 가뭄이 계속되면서 작년 가을부터 더욱 가격이 상승했고 올해 2월 기준 뉴욕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는 1파운드 429달러 95센트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대로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안정될 기조는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국가식량공급공사(CONAB)에 의하면 올해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은 3468만 포대로 작년 대비 12.4% 감소할 예정이기 때문에 최고가를 다시 경신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덕분에 일본 총무성의 소매물가 통계조사에서도 커피가격은 눈에 띄게 상승을 거듭하며 올해 1월 기준 커피 1잔 당 가격은 평균 599엔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고 같은 기간 커피 원두의 도매가격은 2.1배 인상됐다.

 

이미 카페들의 폐업도미노도 시작되어 제국 데이터뱅크 자료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에만 72개 체인점이 도산했는데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개인 카페들은 이보다 수십 배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체력이 좋은 대기업 편의점이나 카페 체인점들은 그나마 가격협상 여력이 있어 가격인상을 10% 전후로 억제하고 있지만 소규모 개인 카페들은 경영 노력만으로 가격인상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일본인들이 사랑하던 동네 카페들의 존폐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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