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726)] 위스키 열풍 끝? 일본산 위스키 가격 20% 급락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18 01:18 ㅣ 수정 : 2025.02.18 01:18

1인 1병 제한하던 위스키가 이젠 진열대 가득, 유행 지나고 경기침체에 수요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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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없어서 못 팔던 일본산 위스키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코로나로 인한 혼술 문화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까지 더해지며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일본산 위스키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산 위스키의 현지 소매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현재는 최고가 대비 20%가량 떨어졌는데 올해도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되면서 애주가들의 지갑 사정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작년 상반기에 15만 엔 가까이 하던 산토리의 야마자키(山崎) 18년은 12만 엔 전후로 하락했고 하쿠슈(白州) 12년 역시 작년 상반기에는 3만 4000엔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2만 엔 초반으로 1만 엔 이상 저렴해졌다.

 

일본산 위스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이전인 2010년대부터였다. 해외를 중심으로 일본산 위스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며 오랜 시간 증류와 숙성을 필요로 하는 원액 제조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2022년에는 야마자키 55년이 해외 경매에서 우리 돈 8억 원에 해당하는 8100만 엔에 낙찰될 정도로 프리미엄이 붙어버렸다.

 

가격 급등에는 위스키만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는데 증류주인 위스키는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잘 받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가 가능해 마치 금처럼 가격상승을 노리는 투기목적으로도 거래가 활발했다.

 

너도 나도 위스키에 관심을 갖자 당연히 제조사들은 앞 다퉈 출고가격을 인상했고 산토리는 프리미엄 위스키들의 희망 소매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면서 히비키(響) 30년, 야마자키 25년, 하쿠슈 25년 등의 가격을 기존 16만 엔에서 무려 2배인 36만 엔으로 올려버리며 배짱 장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일본산 위스키의 수요는 1년 새 빠르게 식어버렸다. 가장 큰 원인은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경기침체다.

 

일본 재무성의 무역통계에 의하면 위스키의 해외수출액은 2020년 271억 엔에서 2021년에 461억 엔, 2022년 560억 엔으로 빠르게 늘어나다가 2023년에는 500억 엔으로 11% 줄었고 2024년에는 13% 더 하락했다.

 

수출량은 매월 100만 리터 전후로 큰 변동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출되는 위스키들의 단가가 내려간 것으로 그만큼 소비자들이 고급 위스키 대신 중저가 위스키로 눈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제는 초반에 설명했듯이 위스키는 원액 제조에 오랜 시간 증류와 숙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바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없다.

 

산토리의 경우 2013년부터 10년 동안 700억 엔을 투자하여 위스키 생산능력을 증강하고 저장능력도 60% 가까이 늘렸는데 이렇게 대량 생산된 위스키가 공교롭게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과 맞물려 출하가 이루어지면 추가 가격하락을 피할 수 없어 당분간은 일본산 위스키의 가격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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