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07 01:01 ㅣ 수정 : 2025.02.07 03:20
전후 고도성장기, 버블경제에 이은 세 번째 고용열풍 도래, 인구감소 저지에 안간힘
일본기업들의 구인난은 해외대졸자에게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신규 대졸자 부족으로 유학생에 채용에도 집중하던 일본 기업들이 더 나아가 해외 대졸자 채용에도 힘을 쏟기 시작했다. 1970년 전후(戰後)의 고도성장기와 1990년 전후의 버블경제 시기에 필적하는 제 3의 고용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본 내 채용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한 인력과 질이 담보되지 않고 혁신과 생산성 향상도 요원하기만 한 탓이다.
첫 인력채용 열풍이 일었던 고도 경제성장기 시절에는 공장과 상점 등에서 일하기 위해 지방에서 대도시로 향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주목을 받았고 버블경제 시기에는 해외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 다수 귀국하여 인력에 보탬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 3의 파도로 불리는 이번 채용열풍의 차이점은 경제성장과 호황으로 인한 일시적인 인력부족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일본의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연령인구는 약 7400만 명으로 가장 노동력이 풍부했던 1995년에 비해 15% 감소했고 2050년이면 여기서 1800만 명(24.3%)이 더 줄어든다.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인력난이 지금처럼 심하지도 않았거니와 일본 내 유학생들과 기능실습생 등으로 1,2차 산업의 인력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때문에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 인력을 데려오려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최근 조사에서는 네 곳 중 한 곳이 넘는 28.4%의 기업들이 향후 2~3년 내에 해외 대졸자의 채용을 시작하거나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체류자격은 기술, 인문지식, 국제 업무 등의 전문직에 해당하는 고도인재 채용기업이 22.2%로 가장 많았고 인력부족 산업에 투입하기 위한 특정기능이 11.1%, 단순 노동력 보충을 위한 기능실습생이 10.5%를 기록했다.
문제는 일본 특유의 사회분위기와 직장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어떤 일을 하고 급여와 복리후생이 어떠한가를 떠나 오랫동안 일본에 머물며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문화와 생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지만 아직은 기업 차원의 지원에 머무는 수준이다.
한 예로 스미토모부동산의 경우 호텔 업무에 투입된 베트남 기능실습생 400명에게 일본문화 체험은 물론 현지 가족을 초청한 식사모임을 개최하는 등 일본 생활에 안착할 수 있는 업무 외 프로그램들을 작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과 농림수산업 등에 투입된 많은 기능실습생들이 직장에 불만을 품고 해마다 약 1만 명씩 실종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아닌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늘려야만 하는 해외인재와 관습에 얽매인 일본 기업 간의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대해 아시아대학의 구몬 타카시(九門 大士) 교수는 외국인에게 일본인과 같은 행동과 업무방식을 기대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혁신은 없을 것이라며 다른 발상과 가치관을 받아들이려는 기업 측의 각오와 실행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