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717)] 신입 찾기 어렵자 중고신입에 주목하는 일본 기업들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1.29 02:18 ㅣ 수정 : 2025.01.29 02:18

직장인 스킬 마스터한 사회초년생들, 제로부터 교육하는 신입사원보다 채용부담 적어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일본기업들의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수년 내에 다시 신입사원으로 이직하는 경우를 한국은 중고신입이라고 부르지만 일본은 제2신입사원(第二新卒)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중고신입이 발생하는 이유는 당초 희망했던 기업에 합격하지 못했거나 입사 후 실제 근무환경에 실망했거나 기대와 다른 업무에 배치되는 경우 등으로 다양하지만 종신고용이 당연시되던 일본 사회에서 신입사원의 퇴사는 그 자체가 감점 요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마다 신입사원 채용부담이 심해지고 연령을 불문한 이직이 잦아지면서 중고 신입은 아직 전문성은 없지만 기본적인 비즈니스 스킬을 습득한 우수한 인재로 재평가받기 시작했고 JTB와 같은 대기업들도 중고신입 채용에 적극 뛰어들 정도로 몸값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이직지원 사이트 중 하나인 doda에 등록된 중고신입 구인건수는 작년 12월 1주차 기준으로 약 2만 7000건을 기록하여 2년 전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정규직 구인건수는 약 28만 건으로 비율로만 따지면 구인공고 10건당 1건은 중고신입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중 전기와 기계, 자동차는 같은 기간 중고신입 구인공고가 4배로 늘어났고 화학과 식품도 2.2배 늘어났는데 전체 구인공고 평균 연봉이 3.2% 증가한데 비해 중고신입 구인공고 평균은 6.2% 증가하면서 기업들도 중고신입에게 더 후한 대우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일본경제신문의 기업 설문조사에 의하면 2025년 신입사원의 채용계획 대비 충족률은 91.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덕분에 지금까지 중고신입 채용은 인지도가 있는 대기업보다는 신입사원 채용에서 열세에 놓인 중견과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대기업도 본격적으로 중고신입 채용에 가세하고 있다.

 

한 예로 일본의 대형 여행사 JTB는 코로나 때 중단했던 중고신입 채용을 작년부터 재개했고 미쓰비시전기 역시 작년부터 ‘졸업 후 3년 이내’였던 중고신입 응모요건을 삭제하는 등 지원자 풀을 늘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중고신입 채용이 확산되는 또 다른 이유는 신입사원들의 퇴직률 증가다. 후생노동성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21년에 입사했던 신입사원들의 3년 내 이직률은 34.9%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시기에 입사했기 때문에 고용안정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했고 그 후 기업 차원의 기본급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 등이 뒤따랐지만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많은 신입사원들이 첫 직장을 빠르게 관두었다는 결과다.

 

일본의 한 해 대졸자 수가 16만 명 정도이니 34.9%로 계산하면 5만 5000여명 이상이 3년 내에 다시 취업시장으로 돌아오는 셈인데 퍼슬 종합연구소는 기업 입장에서 중고신입은 이미 기본 직장인 교육이 되어 있기 때문에 육성 측면에서 비용부담이 적다는 메리트가 있고 반대로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구직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메리트가 있어 앞으로도 중고신입 채용시장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