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728)] 대학 3학년생 절반이 이미 신입사원 합격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2.25 02:07 ㅣ 수정 : 2025.02.25 02:07

빠르고 많아진 합격통보에 대학생들 고민 가중, 3학년 인턴십 참가로 학업에도 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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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할 곳이 너무 많아 고민하고 있는 일본의 대학생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올해도 아닌 내년 봄에 졸업하는 대학교 3학년생들의 신입사원 합격률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3월부터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공식 개최할 수 있지만 이미 작년 여름부터 인턴십 참가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는 탓이다.

 

취업정보사이트 가쿠죠(学情)가 이번 달 발표한 설문결과를 보면 2026년 봄에 졸업 예정인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입사합격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포인트나 늘어난 48.2%로 과거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합격통보를 받은 대학생의 절반 이상인 54.2%는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10곳 이상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였으며 합격자 중 11.8%는 취업활동을 이미 마쳤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에는 일본 정부가 2023년에 발표한 인턴십 방침이 큰 영향을 끼쳤는데 기업이 5일 이상 참여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을 경우 참가학생의 평가를 신입사원 채용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수정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다수 도입한 것이다.

 

리크루트 조사에서는 작년 신입사원 중 절반 이상인 57%가 대학교 3학년 때 인턴십에 참여했다고 답해 2017년 신입사원 대비 46포인트 증가하며 인턴십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들에게 조기 합격통보는 양날의 검과 같다. 이른 시기에 어디로든 취업길이 열리게 되었지만 반대로 어느 길을 선택해야 베스트인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정답 없는 고민에 계속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

 

실제로 작년 일본 신입사원들이 받았던 합격통보는 평균 2.61건이지만 말 그대로 평균일 뿐 우수한 학생들은 흔히 5곳 이상의 합격통보를 저울질하며 졸업까지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갖게 되는데 이 시간이 역으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기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고 끝없는 취업활동을 하게 만드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채용일정을 계속 앞당기는 기업들 탓에 대학생들은 학업도 포기한 채 2학년 말부터 3학년 여름방학 인턴십을 염두에 두고 기업분석과 지원서류 작성에 들어가고 있다.

 

원래라면 학업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대외활동을 즐길 수 있었던 대학교 3학년이지만 모두가 인턴십과 취업을 준비하는 분위기 속에서 본인만 방향을 달리하기에는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취업정보사이트 마이나비의 작년 취준생 설문조사에서는 취업활동이 힘들다는 응답이 전년 대비 7포인트 상승한 56%를 기록했고 취업활동이 힘든 이유는 취업활동에 소비되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49%)이었다.

 

서둘러 합격통보를 받고 취업활동을 끝낸다면 남은 대학생활은 마음 편히 학업에 집중하고 다양한 대외활동을 즐길 수 있겠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끝이 없는 취업활동은 대학생들에게도 기업에게도 점차 부담으로 변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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