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 연체율 심상치 않네...은행권, 대출 문턱 높이나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 주도
경기둔화 여파 잠재부실 우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 자산서 잠재 부실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업황 악화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기업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자금 공급 사각지대 해소 필요성이 제기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61%로 전월에 비해 0.11%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폭(0.05%p)과 비교하면 2배가량 큰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0.60%에서 12월 0.50%로 0.10%p 하락한 뒤 올해 들어 다시 상승 전환했다.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은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0.03%에서 올 1월 말 0.05%로 0.02%p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은 이 기간 연체율이 0.62%에서 0.77%로 0.15%p 치솟았다. 중소기업 연체율을 부문별로 보면 중소법인이 0.64%에서 0.82%로 0.18%p, 개인사업자가 0.60%에서 0.70%로 0.10%p 각각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0.65%에서 10월 말 0.70%, 11월 말 0.75%로 오른 이후 12월 말(0.62%) 하락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큰 폭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떨어졌지만, 중소기업 대출 잠재 부실 우려를 해소하긴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은행권에서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의 원인으로 경기 둔화를 지목한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중소기업들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대출금 상환 여력도 점차 떨어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규모별 연체율 수준이 극명하게 벌어진 것도 영세 사업자들이 처한 경영 위기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자연스럽게 대출 자산 중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연체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79%로 전년동기(0.61%) 대비 0.18%p 올랐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은 23.65%로 은행권 1위다.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 차주들의 상환력 약화가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은행들도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밸류업’ 추진으로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 제고에 나서야 하는데,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날 경우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상 대출 태도를 보수적으로 가져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로 봤을 때 대기업 등 상대적으로 잠재 부실 우려가 적은 우량 대출 취급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경우 중소기업 자금 공급에 사각지대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31로 지난해 4분기(8)에 비해 23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완화, 음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올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9로 대기업(28) 대비 9포인트(p) 높게 나타났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있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 지표가 안 좋게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은 가계와 기업 모든 대출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분위기인데 (연체율 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요 조절에 나설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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