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부실채권‧연체율 ‘비상’

김세정 기자 입력 : 2025.02.18 08:35 ㅣ 수정 : 2025.02.18 08:35

4대 은행 고정이하여신 4조원 육박
12월 기준 연체율 8년 만에 가장 높아
“연체 우려 차주 채무조정 활성화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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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은행이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부실채권이 1년 새 크게 늘었다. 반면 은행이 이에 대비해 비상금으로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떨어졌다. 여기에 은행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일각에선 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3조9490억원이다. 전년 말 3조3860억원보다 5630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어 회수가 어려운 채권이다. 금융사는 보유자산의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한다. 이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고정이하여신에 포함된다.

 

KB국민은행은 1조1550억원에서 1조2950억원으로 11.3%, 신한은행은 7870억원에서 8620억원으로 9.5%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8780억원에서 1조200억원으로 16.2%, 우리은행은 5660억원에서 7810억원으로 38.0% 늘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25%에서 0.27%로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나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별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잔액도 크게 늘었다.

 

KB금융이 3조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신한금융은 3조480억원으로 39.4% 올랐다. 하나금융은 2조5720억원으로 29.8%, 우리금융은 2조2110억원으로 62.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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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감독원]

 

여기에 은행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잠재 부실 여신 증가로 인한 은행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다. 2023년 같은 달 0.38%에 비해 0.06%p 상승했다. 같은 달끼리 비교하면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금감원은 “코로나19 때 이뤄진 지원이 점점 줄어들고 금리가 오르면서 연체율이 전년 동월보다 올라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권이 연체 우려 취약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을 활성화 하도록 유도하면서 적극적 부실채권 상·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적립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약 7조원으로 2023년 8조9931억원 대비 23%가량 줄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렵다고 예상되는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계정이다.

 

금융기관에선 부실채권을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 장부에서 지우는 상각 조치를 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전성이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추세적으로 오르는 연체율에 대응할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실 확대에 대비해 상환 능력에 따른 선별적 지원책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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