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9.30 08:00 ㅣ 수정 : 2024.09.30 08:00
[뉴스투데이] 우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글을 읽거나 정보를 접할 때 자주 보이는 용어들이 있다. ESG라는 개념이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고 ESG 공시도 초기 단계다 보니 이전 칼럼에서 다뤘던 ‘ESG 통합’처럼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ESG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세 분야 중에서 환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필자가 ESG를 전문적으로 알고 못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대부분은 ESG가 ‘지구온난화’나 ‘탄소배출’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독자들이 ESG를 접할 때 궁금해할 수 있는 개념과 환경에 관련된 용어 중 스코프(Scope)가 뭔지를 말하고자 한다.
먼저 ESG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IFRS S1, S2와 같이 쓰이는 S를 Scope의 첫 글자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IFRS S1에서의 S는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Sustainability의 약자다. IFRS S1을 풀어서 해석하면 그 뜻을 명확히 알 수 있다.
IFRS S1은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Sustainability 1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제재무보고 기준 1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Scope는 무엇일까? Scope는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용어로 2001년 GHG프로토콜에서 설정한 개념이다.
GHG프로토콜은 온실가스를 산정하고 보고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범위’를 세 단계로 설정했다. Scope 뒤에 붙는 숫자가 커질수록 보다 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며, 그렇기에 측정이 어렵고 복잡한 특성을 보인다.
첫번째 범위인 Scope 1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제어하는 시설 혹은 차량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다. 기업에서 에어컨을 이용하고 자동차를 이용함으로써 배출된 온실가스는 모두 Scope 1에 속하게 된다. Scope 1은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이기에 그 개념을 이해하기 매우 쉬울 것이다.
Scope 2와 3에는 기업이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포함된다. 먼저 Scope 2는 기업이 에너지를 구매함으로써 배출되는 온실가스다. 제조활동을 하는 기업은 생산활동 과정에서 전기를 사용한다. 이 전기를 얻기 위해 화력발전소에서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면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이 온실가스가 Scope 2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한국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 포함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Scope 3은 매우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Scope 3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다.
예를 들어 원자재 조달, 제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심지어 직원들의 출퇴근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도 Scope 3에 포함된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의 조사에 따르면 Scope3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임에도 불구하고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Scope 3이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지만 측정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대한민국 기업의 Scope 3 공시율은 35%로 Scope 3 공시에 충분한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 선진국은 Scope 3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며, 해외 대형 투자기관을 포함한 정보 이용자들은 Scope 3 공시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멈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만약 우리 기업들이 Scope 3에 뒤처지게 된다면,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