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8.05 08:10 ㅣ 수정 : 2024.08.05 08:10
[뉴스투데이] 우리는 지난 칼럼에서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에서 발표한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점검해봤다. 여기서 지속가능성 공시에서 국제 정합성을 왜 고려해야 하는지를 살펴봤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서의 개념적 기반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평소 접하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한 내용들에 비해 상당히 무거운 주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가능성 정보의 개념적 기반을 한번 짚고 넘어간다면 ESG에 대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서 제1호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를 위한 일반사항’에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개념적 기반이 10문단부터 25문단까지 총 16개의 문단으로 구성됐다.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서 제1호에 따르면 기업은 단기·중기·장기에 걸쳐 기업의 현금흐름, 자금조달 접근성 또는 자본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을 합리적으로 예상할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목적적합한 중요한 정보를 충실하게 표현해야 한다.
목적적합한 중요한 정보는 정보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공시하면 된다.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서는 중요성에 대한 판단은 기업 특유의 사항이라 명시하고 있으며, 중요성에 대한 임계치나 특정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미리 결정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중요한 정보와 통합해 불분명하지 않도록 공시해야 하고, 유사하지 않은 중요한 항목을 통합함으로써 이해가능성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세분화해 공시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업은 지속가능성 정보가 연계성이 있음을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 간의 연계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공시 내의 연계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공시와 재무제표 간의 연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ESG에 대한 얘기를 접할 때 이러한 연계성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속가능성 정보가 정말 유의미한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연계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야 한다.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 관련 정보는 핵심요소인 거버넌스와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를 고려해 공시돼야 한다. 거버넌스는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를 모니터링하고 관리 감독하기 위해 어떤 거버넌스 프로세스·통제를 활용하는지에 대한 정보며, 전략은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접근법에 대한 정보다.
위험관리는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를 식별, 평가, 우선순위 설정,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세스에 관련된 정보다. 지표와 목표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해 설정한 기업의 성과와 관련된 정보다.
지속가능성 정보의 핵심요소 네가지는 언뜻 보면 '뭐 그리 중요한가' 또는 '형식적인 것 아닌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네가지 정보가 없다면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어떠한 태도로 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위험과 기회를 어떻게 식별하고 어떠한 항목에 비중을 두며 어떻게 잘 대처하지를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 네가지 핵심요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명한 목적적합한 충실하게 표현된 중요한 정보, 정보 간의 연계성, 지속가능성 정보의 네가지 핵심요소를 공시하는 기업은 재무제표의 보고기업과 동일해야 한다. 즉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지배기업은 종속기업을 포함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서의 개념적 기반을 다뤘다. 사실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서의 개념적 기반은 IFRS의 공시기준서의 개념적 기반과 동일하다. IFRS에서는 핵심요소에 대한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서술하기 위해서 개념적 기반에 분리해 별도의 카테고리로 설정, 설명한다는 차이만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이 국제 기준을 따라가리라는 것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