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올 A+ 유지한 ESG리딩뱅크···진옥동 회장의 실천전략 주목돼
한국ESG기준원(KCGS)은 국내 1040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신한금융지주(대표이사 회장 진옥동)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 중 상위 0.6%에 해당할 만큼 ‘우등생’으로 꼽힌다. 매번 최상위 등급에 이름을 올리며 금융권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신한금융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이 ESG 경쟁력 제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고객 피해 방지 및 권익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탄탄한 ESG 경영 체계도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강한 추진력'이 장점인 리더십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향후 ESG경영에 있어서도 사회공헌, 에너지절약등 구체적 실천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ESG 통합 A+ 등급 회사 급감···신한금융, 상위 0.6% 자리 굳건
10일 국내 최고 권위의 ESG 평가 기관인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1분기 ESG 통합 등급은 ‘A+’를 유지했다.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전 부문에서 A+ 등급을 휩쓴 결과다.
한국ESG기준원이 매긴 A+는 ‘매우 우수’ 등급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상당히 적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ESG기준원 평가 대상 회사에서 유가증권(코스피·KOSPI)에 상장한 772사 중 ESG 통합 A+ 등급을 획득한 건 5개사(0.6%)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경우 각종 이슈로 이 등급을 받은 회사가 전년(14개사) 대비 감소했지만, 신한금융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통상 금융권에선 순이익 기준 1위 금융지주를 ‘리딩금융’으로 칭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6423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으로 이른바 4대 금융지주 간 경쟁에서 리딩금융을 탈환했는데, ESG 경영에서도 리딩금융 왕좌에 오르며 선도자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는 평가다.
■ 신한금융에 스며든 ‘고객 중심’ 경영 철학···‘바·빠·다’의 원동력
신한금융이 항상 내세우는 경영 철학은 ‘고객 중심’이다. 오직 고객을 기준으로 삼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겠단 구상이다. 이는 ESG의 본질적 개념인 지속가능성 제고와도 맞닿는 부분이다.
신한금융은 2015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이사회 내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현 ESG 전략위원회다. 세계적으로 ESG 열풍이 본격화하지 않은 약 8년 전부터 지속가능에 방점을 찍은 경영 활동을 전개했다. 신한금융이 금융권 ESG '퍼스트 무버(Fisrst mover)'라고 불리는 이유다.
또 신한금융은 2005년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한 이래 매년 ESG 경영 활동을 보고서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ESG 전 분야에서 신한금융이 이행한 금융의 역할이 총망라돼 있다.
신한금융은 ‘바르게·빠르게·다르게(바·빠·다)’ ESG 여정을 완성해 간다고 설명한다. 지배구조(G)가 이끄는 방향으로 환경(E)과 사회(S)의 뒷바퀴가 밀고 지지하며 세 바퀴가 호흡을 맞추는 방식이다. 속도는 높이되 차별화된 ESG 전략이 ‘바·빠·다’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진옥동 회장도 ‘신한 정신’ 계승···ESG 최고 등급 향해 달린다
지난 3월 퇴임한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의 한 발 앞선 ESG 경영 토대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취임 후 곧바로 △전략 통합 △평가 반영 △성과 창출이 골자인 중장기 ESG 전략을 수립했다. 현재 신한금융이 가동 중인 ‘ESG 3.0’ 체계다.
조 전 회장의 ESG 전략·성과는 지난 3월 취임한 진옥동 현 회장이 이어받는다. 진 회장 역시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ESG 내재화 등을 강조해온 걸로 유명하다. 그룹 회장에 오를 때도 금융의 역할과 내부통제 강화 등을 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 회장은 구성원들의 ‘ESG 실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ESG를 구호로만 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 사회적 성과 창출에 나서겠단 설명이다. 직원들이 절약한 에너지(환경) 비용을 취약계층에 기부(사회)하는 등 기업 활동이 ESG로 연결돼 있다.
최근 ESG 성과는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ESG 경영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신한금융의 ESG 활동은 전년보다 한층 진일보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체계적인 중장기 전략 이행과 성과 창출로 ESG 경쟁력 향상 작업도 가속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현재의 ESG 등급(A+)을 최고 단계인 ‘S 등급’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사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구성원들에게 “신한의 존재 가치는 말과 구호로 증명할 수 없다”며 “신한이라는 두 글자가 고객의 자긍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