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강남 아파트, 토허제 재지정에 숨고르기…1분기 상승세 꺾였다

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4.04 08:23 ㅣ 수정 : 2025.04.04 08:23

강남·서초 아파트 2주 연속 하락세
마포·강동·성동 등 풍선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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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이끌며 상승세를 보이던 강남이 차갑게 식었다. 강남과 서초는 2주 연속 하락을 보이고 있으며 비규제 지역의 풍선효과도 미미하다. 규제 강화와 불안정한 정세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서울의 반등 시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3월 다섯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하락(-0.01%)이 유지되는 가운데 서울은 상승(0.11%)을 유지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3월 셋째 주까지 서울의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는 점이다.

 

지난주 직전주 대비 급락(0.79→-0.03%)을 보였던 송파는 0.28%로 반등에 성공했으나 서초(0.28→0.16), 강남(0.36→0.21) 모두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토지거래허가 재지정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강동(0.14→0.15%)과 마포(0.21→0.18%), 성동(0.35→0.30%) 역시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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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표=한국부동산원]

 

토지거래허가 재지정 전까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4일 부동산 프롭테크기업 직방 운영 중인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가 공개한 ‘2025년 1분기 인기 아파트 랭킹’에 따르면 ‘잠실엘스’(6위, 10만4940명), ‘고덕그라시움’(9위, 7만6051명) 등 잠삼대청 인근 지역 대단지 아파트들이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2월부터 순위권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아파트 매매지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인 3월부터는 강동·마포 등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의 아파트가 순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는 마포구의 대장 단지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최종 10위(7만1627명)에 등극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1분기는 청약시장 내 가격 경쟁력과 정책 수혜 여부가 단지 선택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토허제 지정 해제 및 재지정에 따라 시장 관심 단지가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처럼 청약시장에서는 정책 변화에 따른 수요 이동이 뚜렷하게 감지되며, 가격 경쟁력과 규제 리스크를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으로 인한 수요 위축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가 재지정을 밝힌 이후 시행 전날인 23일까지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성사된 아파트 매매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116건이며 이 중 40건은 신고가로 계약됐다. 전체 거래 중 약 64%에 달하는 74건은 강남구에서 이뤄졌으며 42%가량인 31건이 신고가로 거래됐다. 규제 시행 이전을 마지막 기회라고 본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짐작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전문위원은 "강남권은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반복해온 지역으로, 이른바 '학습효과'에 기반한 시장에 대한 확신이 깊게 내재돼 있다"며 "이번 해제 직후 재지정까지의 ‘틈새 구간’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로 인식됐고, 이에 따라 가격 상승을 선점하려는 기대심리가 매수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강남의 시장은 사그러들었다. 실제 지난달 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9일 간 강남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는 단 두 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4월을 기점으로 서울의 아파트 거래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단기 급등한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강남·서초·송파·용산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숨을 고르고 있다"며 "상급지 갈아타기 등의 추격매수가 일부 진정되며 한강변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도 미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거래시장의 불법행위 단속을 정부가 공언한 만큼 당분간 거래시장의 휴지기가 이어지며 4월부터 서울 주택시장은 한탬포 쉬어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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