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조폐공사 성창훈 사장의 '거버넌스 혁신', 디지털BM 성공을 위한 핵심 전략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9.22 16:45 ㅣ 수정 : 2024.09.22 16:45

성창훈 사장의 CEO레터는 '직접 민주주의', ESG위원회보다 혁신적
조폐공사, 작년 10월 성창훈 사장 취임 후 ‘KOMSCO 2.0전략’에 올인
조직문화 혁신은 ‘KOMSCO 2.0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ESG 경영
성창훈 사장 “CEO레터, 타운 홀 미팅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 성공할 것”
공사 직원들 "과거에 불합리했던 조직 문화가 개편되는 과정 몸소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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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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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훈 조폐공사 사장. [사진=한국조폐공사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CEO레터를 통해 소통하는 사장님을 보며 공사도 변화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조직 내 소통과 공감의 문화가 싹틀 수 있을 것 같아요”

 

공공기관이라고 하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문화가 먼저 떠오른다. 한국조폐공사(이하 ‘공사’)에서는 이 같은 편견을 뒤집는 혁신이 진행중이다.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직원과 레터를 주고받으며 직원들의 솔직 담백한 고민 청취부터 조직문화 개선까지 앞장서고 있다. 이는 성창훈(57) 사장의 ESG 경영 사례이다. ESG경영 중 '거버넌스(G)' 부문의 파격적 변화로 평가된다. 

 

통상적으로 거버넌스 혁신은 이사회 구성상 여성비율 확대, 이사회와 별도의 ESG위원회 설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직원들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간접 민주주의'이다. 직원들이 직접적인 의사결정 주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성 사장이 택한 'CEO 레터'가 의도한 목표를 달성한다면, '직접 민주주의 효과'가 발생한다. 직원들이 성 사장의 육성을 직접 들으면서 '답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O레터의 성패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목소리 내기에도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성 사장은 왜 직원과의 직접 소통이라는 거버넌스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일까. 

 

성 사장은 지난 해 10월 취임 직후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정립을 골자로 한 ‘KOMSCO 2.0전략’을 선언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개방적・수평적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KOMSCO 2.0은 전자 여권,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상품권 등 디지털 경쟁력 기반의 조폐를 산업화하는 전략이다.

 

성 사장은 국내 유일의 제조공기업인 조폐공사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KOMSCO2.0 사업 구조 전환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을 정리하고 발전시켜나가려면 조폐공사 임직원들이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탈피, 수평적 소통문화를 실현해나가는 경영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어떤 기업이나 기관이 새로운 BM을 실현하려면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과거의 위계적 사고에 젖은 임직원들은 새 BM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못한다. 새 BM의 성공을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과거의 틀에 얽매인 사람은 발휘할 수 없는 능력이다.  CEO와 임직원이 직접 소통하는 조직문화 혁신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새로운 BM에 대해 도전적인 태도를 이끌어내기 마련이다.

 

이처럼 성사장의 ESG경영 전략은 "조직문화의 변화가 새로운 도전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는 셈이다.

 

성 사장은 올해 초 ICT 경력직 직원들과의 미팅에서 “직원 간 공감대 형성은 기업 경영을 위한 핵심 가치이자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필수요소”라며 “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여러 세대와 성별, 본사와 소속기관을 아우르는 소통 행보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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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2월27일 대전 본사에서 '인사 및 보수제도 개선 노사 공동 TF' 발족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올해 들어 성 사장은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성 사장 주도로 ‘KOMSCO 타운 홀 미팅’,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식’, ‘인사-보수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공동 TF 발족’ 등 조직 문화 개편을 위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 관리자들의 리더십의 성공과 실패극복 경험을 공유하는 ‘리더십 스토리’, 독서경영 채널인 ‘Book Insight’ 등 다양한 온라인 창구를 새로 열어 직원들과 다채롭게 직접 소통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가 19일 <뉴스투데이>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직원들은 성 사장의 조직문화 개편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공사 직원 A씨는 "사장님이 소통을 강조하고, 타운홀 미팅 등으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 직원 B씨는 "기존에 불합리했던 조직문화 중에서 많은 것들이 개선되고 있는 것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업무 간소화를 들 수 있다. 관행적으로 해왔던 불필요한 업무가 크게 줄어 본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며 "사장님의 열정과 노력을 임직원들이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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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1일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사진 가운데)이 육아휴직을 사용 예정이거나 사용한 직원, 육아기 단축근로 제도를 사용중인 직원 등과 함께 '타운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 CEO 주도 ‘KOMSCO 타운 홀 미팅’ 수시 개최…‘공사 디지털 전환의 핵심동력은  ’조직문화‘임을 재확인

 

성 사장은 수직적‧보수적인 사내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KOMSCO 타운 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타운 홀 미팅은 성 사장이 직원으로 구성된 ‘KOMSCO 내부 자문단’을 직접 만나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탈(脫) 격식’ 소통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2030, 3040세대를 시작으로 올해는 4050세대와 신임 부장, 최근 입사한 ICT경력직원, 출산‧육아 지원제도를 사용한 직원 등과의 미팅을 마쳤다. 미팅에서 제안된 의견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수시로 직원들에게 공유하며 피드백도 철저히 하고 있다.

 

성 사장은 올해 가장 최근 개최된 지난 7월 '하반기 정기인사 승진자 타운홀 미팅'에서 “70여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조직이지만 변화에 인색하고, 승진 인사에서는 아직도 타성에 젖어있다”며 “시대에 맞지 않는 짐은 덜어내고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KOMSCO 2.0’ 사업 전환을 위해 더 빠르고 강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비친다.

 

성 사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공사의 조직문화가 ICT 기업 전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올해 첫 행사인 ‘KOMSCO 4050 타운 홀 미팅’에서는 “취임 후 계속해서 직원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간 덕분에 수평적, 개방적인 조직문화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조폐공사를 기존 제조업에 더하여 ICT 전문기업, 문화기업, 수출기업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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