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5)] 이랑 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장, "AI 시대에는 상상력으로 신직업을 융합하는 능력 키워야"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6.17 17:09 ㅣ 수정 : 2024.06.18 09:23
미래직업연구팀, 전남교육청과 연계해 미래 직업 VR 체험 부스 운영 올 7월 열리는 서울진로직업박람회 참석해 신규 VR 2종 공개할 예정 올 하반기 ‘제5회 대한민국 신직업‧미래직업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미래직업연구팀은 국내 모든 직업을 총망라해 발표하는 유일한 조직" "서울특별시교육청 MOU 체결을 비롯해 전국 교육청과 활발히 교류" “형식적인 진로 교육서 벗어나 복합적이고 깊이 있는 주제 다뤄야” "청소년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여러 직업을 융합한 새 직업을 만들어야" "AI가 모든 직업 대체할 수 없어, 인간능력을 더한 신(新) 직업 탐색해야"
미래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닷새간 열렸다. 전남교육청·교육부·전남도·경북교육청이 공동 주최이다. 산업 구조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청소년들이 미래의 고용 시장에 안정된 정착을 할 수 있는 지원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투데이>는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신직업‧미래직업 가상공간 체험' 부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특강 등을 취재하고 김영중 고용정보원장 인터뷰, 김상모 진로진학상담센터장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또, 에듀테크 기업인 아이오티플러스, 테크빌교육, 자작자작 등의 대표를 만났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진로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과 미래 AI교육 산업의 전망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대한민국의 청소년은 미래 세계의 변화와 직업 선택에 민감하다.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자신들이 원하는 진로와 직업을 선택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고, 새로운 직업 정보들을 구하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모든 직업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고, 미래의 직업 정보까지 열람 가능한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은 이 같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했다. 지난달 29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에서 미래직업 VR 체험 부스를 열고,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뉴스투데이>는 이날 이랑 미래직업연구팀장을 만나 고용정보원에서 부서가 하는 역할과 청소년들이 미래 직업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자세 등을 주제로 취재를 진행했다.
이랑 팀장은 이날 박람회 현장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가 미래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란 막연한 불안에 직업을 선택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이 많지만, AI가 인간의 모든 직업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청소년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여러 직업을 융합하고, 첨단 기술에 인간 고유의 능력을 더한 새로운 직업을 탐색하길 바란다"며 미래 직업 탐색에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전했다.
이랑 팀장은 미래직업연구팀에서 미래직업세계 변화 연구와 직업정보 콘텐츠 개발‧확산을 위한 사업을 총괄 운영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에서 '이랑의 꿈찾는 직업이야기'를 연재했고, 저서로 '십대를 위한 직업콘서트', '십대, 우리들의 별을 만나다', '다가온 미래, 새로운 직업' 등이 있다.
Q. 어떻게 미래교육박람회에 참석하게 되었나.
A : 김상모 전남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장과의 인연으로 미래교육박람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고용정보원은 과거 초‧중‧고등학교 진로상담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으로, 진로진학 상담교사와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그동안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전국의 교육청과 기관 간의 협력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용정보원에서 진로‧진학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교육계 종사자들의 바램이 모여 이번 박람회에 참석했다.
미래교육박람회의 운영 취지와 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의 사업 방향이 잘 맞았다. 꿈을 찾고 이루는 과정을 돕는다는 관점에서 같은 맥락의 사업이라는 판단하에 이번 박람회의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들이 많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찾을 때 바라봐야 할 직업들이 많은데 박람회 현장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고용정보원 사업과 결이 맞는 강연들도 추천할만하다. 고용정보원은 미래 직업 생활을 대비하고, 필요한 것을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 등의 주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는데, 같은 맥락의 강연들이 박람회에서 다뤄졌다.
Q. 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의 주요 사업은.
A : 미래직업연구팀은 우리나라에 있는 직업을 총망라해서 공식 발표하는 국내의 유일한 조직이다. 1980년부터 직업사전 발간을 시작했다. 직업세계 변화로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과 사라지는 직업을 찾아 직업사전에 등재‧삭제하고 있다. 미래직업세계와 산업변화에 따라 앞으로 성장하게 될 미래 유망 신직업을 연구하고, 직업별 미래 일자리 변화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직업 선택과 경력개발에 필요한 직업정보를 콘텐츠로 만들어 워크넷 등의 정보시스템에 탑재하고, 국민이 널리 활용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미래교육박람회처럼 현장 홍보를 통해서 고용정보원의 역할을 알리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Q. 미래직업연구팀은 고용정보원 부스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나.
A : 미래직업연구팀은 ‘직업정보 제공 및 직업지도’ 사업을 통해 직업정보를 개발하고 있다. 이 맥락에서 미래 유망 신직업 VR 콘텐츠를 제공해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 유망직업 정보와 직업심리검사 실시방법을 안내하고, 브로셔를 읽고 온라인에서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콘텐츠를 꾸준하게 접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 활용도 유도하고 있다.
Q. 미래교육박람회에서 고용정보원의 역할.
A : 고용정보원은 2017년부터 가상공간 VR(가상현실) 직업체험 콘텐츠를 개발해오고 있다. VR을 무기로 교육부 등의 정부부처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 미래 유망 신직업을 알리고 고용정보원의 역할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의 요청으로 미래교육박람회에서는 미래 식량문제 이슈에 대비한 대체식품인 식용 곤충을 음식으로 만드는 식용곤충요리사,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멋지게 꾸며보는 가상공간디자이너, 문화재 발굴현장에서 문화재를 살리는 문화재복원전문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VR을 제공했다.
고용정보원이 개발한 VR 동영상은 총 12편으로, 7~8분 분량의 프로그램과 3~4분 분량의 숏폼 등이 있다. 새로운 직업들 위주로 개발하고 있고, 올해 7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서울진로직업박람회에서는 복지주거환경코디네이터, 스마트의류개발자 등 2개의 새로운 VR을 선보일 예정이다.
Q. 주로 어떤 사람들이 고용정보원의 부스를 방문하나.
A :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현장 접수 예약을 통해 체험을 운영한다. VR 체험 코너의 인기가 좋다. VR 체험 경험이 없는 학생이 대부분이어서 VR 자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방문하는 학생도 많다. 학령별로는 초등학생이 가장 많다. 고등학생보다도 초등학생이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친숙하다.
Q. 학교 현장에서 미래 신직업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A : 김상모 전남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장의 말처럼 전남교육청은 청소년 진로문제에 관심과 열의가 높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진로‧직업 교육의 프로그램 수는 예전보다 많아졌다. 하지만 형식적인 진로 교육에서 벗어나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더 깊이 있는 운영을 하면 좋겠다. 활동지를 통해서 정보를 찾아오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 도시는 미래에 스마트 도시가 될 것인데, 미래에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하는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와 같은 복합적이고 깊이 있는 주제를 다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교수 방식이 아닌, 모둠 활동이나 체험 등을 통한 살아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나 디지털 기기를 잘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도 필요하다. 에듀테크 시대에 맞게 교육용 로봇 내부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하는데, 교육의 수요 대상에 따라서 콘텐츠가 달라져야 한다. 대학에서는 지금보다 더 종합적이고, 융합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생들은 잘 만들어진 IT 도구들을 활용하면서 상상하고, 토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 진로 교육에 적합한 활동지, 교육 시간, 현장 교사들의 의지가 더해져야 한다. 학생들이 미래를 상상하면서 꿈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의 기회를 늘려야 한다.
Q. 고용정보원은 미래 신직업 교육의 혁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 고용정보원은 미래 신직업 교육의 혁신을 위해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고 교육 대상자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새로운 직업을 발굴할 때에는 전 국민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창의적이면서도 공정한 절차를 거친다. 대표적인 예가 '대한민국 신직업·미래직업 아이디어 공모전'이다.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토론 결과물을 출품하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의 참여가 늘고 있다. 지난해 4회 공모전에서는 중학생이 486건을 출품해 전체 참자가 중에서 가장 많았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새로운 직업을 개발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진로 교육 시간을 활용하는 교사가 필요하다. 학생들은 학교 현장에서 미래의 직업을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 공모전에 참여하는 활동을 하고, 진로 탐색 활동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미 학생들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지역의 교육청들은 학교 현장과 네트워크가 좋다. 고용정보원은 이 점을 활용해 많은 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4년 전에 서울특별시교육청과 MOU를 체결했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 교육 사업을 돕고 있다. 현재는 전남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진행 중이다. 학교에서 필요한 교육 활동지가 있다면 수요 조사를 통해 제작‧보급할 계획이 있다.
Q. 올해 고용정보원은 미래직업 체험을 늘리고, 정보 활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
A : 고용정보원은 학교 현장에서 미래직업 체험 콘텐츠 활용과 보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고용정보원은 올해 7월에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직업진로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5만명의 학생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큰 행사인 만큼 시간대별로 인원을 분산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7월 이후에는 ‘제5회 대한민국 신직업‧미래직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공모전은 미래사회에 나타날 새로운 직업의 모습을 상상하고, 실제 자신의 일로 만드는 계획과 직업 활성화 방안 등을 한곳에서 모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빠르므로, 지금 우리가 하는 상상 이상의 미래직업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로, 국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미래로 먼저 떠나 달라질 미래를 경험하고 상상하는 아이디어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Q. 초, 중, 고등학생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
A : 융합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찾았다면, 무엇을 더 붙여보면 좋을까를 생각하면 좋겠다. 창직도 좋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살펴보고, 여러 개를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이런 훈련이나 생각을 많이 해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반려견과 여행을 할 수 있는 애견 호텔 관리자가 될 수도 있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특수성을 고려한 상품을 만드는 사람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청소년들은 여러 경험을 통해 관심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찾아보고, 융합하고, 결합하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많이 만들면 좋겠다.
AI 시대의 미래 직업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 AI가 미래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란 막연한 불안으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 청소년도 있다. AI가 인간의 모든 직업을 대체할 수는 없다. AI의 능력과 사람의 능력을 더해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거나 기존의 업무 형태가 변화되는 방향으로 미래 직업의 흐름이 변화할 것이다. 더 많은 경험과 상상을 통해 인간이 만들어갈 AI시대의 직업을 탐색해야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