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의 中企 ESG지원 드라이브로 ‘ESG 낙수효과’ 실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최고 권위의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으로부터 지난해 종합 ‘A 등급’을 획득했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은 ‘A+ 등급’, 지배구조(G) 부문은 ‘A 등급’이다. 종합 ‘A 등급’은 전체 791개의 평가사 중 172개사(21.7%)만 해당되는 수준이다.
하나금융융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금융사의 지속가능성 제고 요구에 ESG 경영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ESG 경영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 지원까지 보폭을 넓힌 게 눈에 띈다. 대출을 통한 자금 공급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ESG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금융의 ESG경영은 'ESG 낙수효과'를 실현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해 8월 인천 청라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캠퍼스에서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중소기업 ESG경영지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함 회장은 "최근 공급망 실사 대응 등 전 세계적인 ESG경영 확산에 따라 중소기업이 ESG 경영에 대한 대응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면서 "하나금융그룹은 대한민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인 중소기업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ESG 경영 엄두 못 내는 중소기업...금융사 지원 확대 필요성 커져
2021년을 전후로 산업·금융계에서 ESG 경영은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필수과제로 자리 잡았지만 기업 규모별로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ESG 경영에 쏟을 수 있는 인적·물적 재원에 차이가 생기면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 둔화에 따른 업황 악화로 ESG 경영에 비용을 들이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공급망에 속한 중소·중견기업(1278개사)의 ‘2022~2023년 ESG 실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종합점수는 3.55점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환경(E) 2.45점, 사회(S) 5.11점, 지배구조(G) 2.70점 등이다. 특히 환경·지배구조의 경우 대한상의가 구분하는 고위험(0~2.99점) 구간에 해당한다.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ESG 경영 전담 인력·비용에 대한 역량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만성적 인력 부족 및 비용 부담으로 ESG 경영 전담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ESG 실천 전략을 수립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게 현장 실사요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해선 대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은행·금융지주 같은 대기업의 경우 원활한 자금 공급으로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ESG 관련 금융 상품과 ESG 플랫폼 지원 등으로 ‘상생금융’을 확대해 나가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 ‘중소기업 ESG 도우미’ 나선 하나금융...기관 협업에 전담 조직도 확대
하나금융은 주요 기관과의 협업, 자체 프로그램 등으로 중소기업 ESG 경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8월 10일 인천광역시·금융감독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ESG 경영 관련 진단 및 평가, 솔루션 제안 등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ESG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금융권과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협력해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최초 사례다.
특히 이번 지원에는 통상규제로 다가오는 공급망 ESG 실사대응이 포함됐다. 하나금융은 ‘ESG 자가진단 시스템’ 구축을 통해 컨설팅 대상 업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사전적인 조치를 통해 중소기업은 공급망 규제 대응 등에 따른 영업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하나금융 설명이다.
또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최근 ‘기업컨설팅팀’을 ‘기업ESG컨설팅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위해 ESG 전문 인력 3명을 새로 영입했다. 이 팀은 ESG 정밀진단과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ESG 내재화를 위한 임직원 교육 및 세미나 개최 등 중소기업의 규모·업종·사업별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또 지난해 대한상의와 중소기업 ESG 경영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래 총 5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 연계 대출 상품 ‘하나 ESG 지속가능연계대출(SLL)’을 출시하고 ESG 우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신청기업은 ESG 진단 결과에 따라 최대 1.2%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문적인 ESG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ESG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ESG 컨설팅과 연계한 다양한 금융 혜택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