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한국의 은둔청년 해법 (1)] 청소년은 '대인관계 어려움', 청년은 '취업난'이 고립·은둔원인

이가민 기자 입력 : 2025.03.30 07:01 ㅣ 수정 : 2025.04.01 08:29

'고립청년'은 사회적 관계 및 지지가 단절된 청년층을 의미
'은둔청년' 고립청년 중 집 등 한정된 장소에 머무르는 경우
정부통계 방식...청소년은 13~18세, 청년은 19~34세로 구별돼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인구감소 국가인 한국에서 청년과 청소년의 5.2% 정도는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데, 삶을 포기한 젊은 층은 늘고 있다. 업친데 덮친 격이다. 이는 개인과 가정의 불행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1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 국가 차원의 지원과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 <뉴스투데이>가 ' 고립‧은둔 청년 및 청소년의 실태', '현행 정부 정책 분석', '바람직한 정책 추진 방향' 등 3가지 관점에서 [심층기획: 한국의 은둔청년 해법]을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image
사회적 활동의 어려움을 겪고 고립과 은둔을 택한 청년들 [사진=미드저니 / Made by A.I]

 

[뉴스투데이=이가민 기자] 지적 장애나 정신 질환이 없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내며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는 고립·은둔 청소년/청년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취업 실패 등의 이유로 보통 가족 이외의 사회적 접촉을 단절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 '은둔청년'은  '고립·은둔 청소년/청년의 문제'의 마지막 벼랑끝에 선 사람들

 

정부는 올해 들어서 '은둔청년' 실태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하는 한편 해결책 마련을 시작하고 있다. 은둔청년은 일단 연령에 두 부문으로 나뉜다. '고립·은둔 청소년'과 '고립·은둔 청년'이다. 

 

보건복지부의 개념 규정에 따르면, '고립청년'은 사회적 관계·지지가 단절된 청년이고, 이들 중 집이나 방 등 한정된 장소에 머물러 있으면 '은둔청년'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뉴스투데이 연중기획의 제목인 '한국의 은둔청년'은 '고립·은둔 청소년/청년의 문제'의 마지막 벼랑끝에 선 사람들인 셈이다.

 

■ 실태=고립·은둔 청소년(13∼18세) 14만명+ 고립·은둔 청년(19∼34세) 52만명=66만명 이상

 

여성가족부는 지난 25일 최초로 '고립·은둔 청소년(13∼18세) 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9월  최초로 '2023년 고립·은둔 청년(19∼34세)' 실태 조사결과를, 지난 11일에는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2024년 2023년 고립·은둔 청년(19∼34세) 실태' 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따라서 올해 들어 정부가 은둔청년 및 은둔청소년에 대한 실태조사를 본격화하면서, 해결책 마련을 위한 공적 노력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홍보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국내 언론들조차도 이 같은 실태조사의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구별해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를 보면, 대부분 국무조정실 조사와 여성가족부 조사가 연령별 차이를 반영한다는 사실관계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뉴스투데이가 아래에서 정리하는 정부측 실태조사 내용은  '한국의 은둔청년·청소년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기본 토대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정부의 추정치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은 52만명 이상, '고립·은둔 청년 청소년'은 14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고립·은둔 청년과 청소년'은 66만명 이상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5일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 발표...응답자의 28.6%가 고립·은둔 청소년

 

여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청소년(9~24세)을 대상으로 ‘고립·은둔청소년 실태조사’를 실시해 지난 25일 발표했다. 조사는 온라인 웹조사(6월11일~8월31일)와 심층면접 조사(8월9일~9월30일)로 이루어졌으며, 1차 사전조사와 2차 본조사로 구성되었다.

 

1차 사전조사는 전국 9~24세 청소년 누구나 참여 가능했으며 1만9160명이 응답 완료했다. 2차 본조사는 사전조사 참여자 중 판별척도를 통해 고립 또는 은둔 청소년으로 판별된 대상자인 2139명이 응답했다. 

 

1차 사전조사 결과, 고립·은둔 청소년의 비율은 28.6%로 나타났다. 고립청소년 12.6%(2412명), 은둔청소년 16%(3072명)이다. 13~18세 청소년의 비율을 살펴보면 고립청소년 7.5%(1440명), 은둔청소년 9.5%(1815명)으로 나타났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한국의 전체 청소년 중 고립·은둔 청소년의 비율은 30%에 육박한다는 의미인가? 만약에 그렇다면 한국의 청소년 10명 중 3명이 고립 또는 은둔 상태라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통계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image
13∼18세 고립·은둔청소년 비율 [자료=여성가족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그래프=이가민 기자]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를 진행한 최홍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27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1차 사전조사의 경우 비확률표집으로 표본없이 진행되었다”고 말하며 “대표성은 없다”고 밝혔다. “2023년 통계청이 진행한 사회조사 결과인 사회적 고립 청소년 비율 5.2%에 따라 대한민국 전체 고립·은둔 청소년 비율은 5.2%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5.2%라는 비율을 적용할 경우, 13~18세 청소년 인구 약 270만 명 중  고립·은둔 청소년은 약 14만 명 규모로 추정된다. 

 

2차 조사에서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고립·은둔 이유’에 대한 조사(복수응답)를 진행했다. △친구 등 대인관계 어려움(65.5%), △공부/학업관련 어려움(48.1%), △진로/직업관련 어려움(36.8%), △가족관련 어려움(34.3%) 순으로 나타났다. 

 

image
고립·은둔청소년의 고립·은둔 원인 [자료=여성가족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그래프=이가민 기자]

 

■ 국무조정실 지난 11일 '고립·은둔 청년 실태' 발표... 고립·은둔 청년 비율 5.2%로 추정돼

 

지난 11일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의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임신·출산·장애 제외)은 5.2%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조사는 2022년 시행된 인구주택총조사를 기반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이 있는 약 1만5000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하여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최종 분석에는 1만5098가구(1만5098명)의 청년 응답이 활용되었다.

 

국무조정실은 △취미만을 위해 외출(2.5%), △인근 편의점 등에 외출(3.1%), △방에서만 나옴(0.5%), △방도 거의 안나옴(0.4%)에 응답한 응답자를 고립·은둔 청년으로 분류했다.  이들 4가지 유형의 청년층을 합치면 전체 청년의 6.5%가 된다. 이 중 임신·출산·장애 등 1.3%를 제외하면 5.2%라는 은둔청년 비율이 나온다. 이번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전체 은둔청년 숫자는 집계되지 않았다. 

 

또 보건복지부가 지난 해 7월부터 전국 19~39세 청년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해 9월 발표한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은 전체 응답자의 5%였다. 이에 복지부는 전체 고립·은둔청년 규모를 약 51만6000명으로 추정했다. 은둔청년은 청년 인구의 2.4%인 약 24만7000명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2024년 연말 현재  '고립·은둔청년'은 전체의 5.2%이므로 52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image
19∼34세 고립·은둔청년 비율 [자료=국무조정실 / 그래프=이가민 기자]

 

고립·은둔의 이유는 △취업 어려움(32.8%),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중단(9.7%) 순으로 나타났다. 

 

11일 고용노동부는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쉬었음’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안이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대상 심리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쉬었음 단계’에 ‘조기 개입’하여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image
고립·은둔청년의 고립·은둔 원인 [자료=국무조정실 / 그래프=이가민 기자]

 

 

 

 

댓글(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