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SEMinar]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기술 첨단화로 업계 최강자 노린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3.17 09:00 ㅣ 수정 : 2024.03.17 09:00
카메라 모듈, 전장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돋움 전장용 카메라 모듈, 2030년에 약 8조원대 시장으로 성장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활짝 열리며 '전장(자동차 전기장비·장치) 사업'이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메라 모듈이 전장산업 성장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등장했다. 카메라모듈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부품이다. 이 부품은 휴대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비롯해 스마트 가전에서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자동차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 1대당 장착되는 카메라모듈이 과거에는 2~3개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7~8개로 늘어났다. 향후 그 숫자가 20여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그동안 모바일 카메라모듈 사업에 주력해온 삼성전기가 전장 카메라모듈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기는 1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SEMinar(세미나·제품학습회)를 열어 카메라 모듈의 발전 과정과 자사의 핵심기술, 트렌드 및 시장 전망 등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개발을 진두지휘해온 곽형찬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전장광학팀장(상무)이 직접 맡았다. 곽 상무는 Hybrid(하이브리드) 렌즈와 발수코팅, 렌즈 히터 등 핵심 기술을 집중 조명했다.
소개된 주요 기술은 △렌즈 △이미지 센서 △패키지 △소프트웨어 △구동부(Act, IRIS) 등 5가지다.
이 가운데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영상 정보)을 전기적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메라 모듈 가운데 자동차, 즉 전장용 카메라 모듈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전장용 카메라 시장은 2023년 기준 31억달러(약 4조861억원)에서 2030년 85억달러(7조 6449억원)으로 연평균 약 13.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형찬 상무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대해 “후방카메라 장착 의무화 등 안전규제(법제화)와 자율주행 등 편의 추구에 따른 ADAS(첨단 운전자 보호시스템)/AD(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 고도화와 차량 1대당 설치되는 카메라 모듈 개수 증가, 카메라 모듈의 고화소·고성능화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확대와 고객사 수요를 반영해 역량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기가 육성 중인 전장용 카메라 모듈 핵심 기술은 △하이브리드 렌즈 △발수 코팅 △렌즈 히터 △IRIS(광량 조절용 조리개) △적외선(IR) 카메라 △고정밀렌즈 금형 설계 기술 △Chip On Board(COB ·칩온보드) 패키지 △빛 번짐 시뮬레이션 및 검사 등 8가지다.
이날 곽 상무는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는 ‘하이브리드 렌즈’를 설명했다.
현재 상용화 렌즈 소재는 온도 변화에 덜 민감한 글라스(유리)다. 다만 글래스 렌즈는 가공하기가 어렵고 깨지기 쉬우며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단점이다.
반면 플라스틱 렌즈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가공도 쉽다. 하지만 그만큼 온도에 따라 팽창·수축 등 변화가 쉬워 카메라 성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단점은 앞서 언급한 주요 기술 중 패키지 기술로 보완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플라스틱 렌즈와 글라스 렌즈 장단점을 취합해 새로운 렌즈를 개발해 새롭게 탄생한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렌즈’다. 삼성전기는 오는 2025년 하이브리드 렌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곽 상무는 또 ‘발수 코팅’과 ‘렌즈 히터’ 기술을 강조했다. 발수 코팅과 렌즈 히터는 판매율을 높여줄 삼성전기의 킬러(Killer) 기술이다.
발수 코팅은 비 등 물방울이 렌즈 위에 떨어졌을 때 넓게 퍼지지 않고 발수각(물방울이 튀는 각도)이 크게 쌓이면 바람이 불 때 금방 날아가는 기능을 한다.
곽 상무는 “발수 코팅이 적용된 제품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지만 삼성전기가 개발한 제품의 장수명 발수력은 6배나 크다”며 “쉽게 설명하면 기존 제품의 코팅 유지력이 6~7개월 정도라면 삼성전기가 개발 제품은 3년 이상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크래치를 막는 마모력 또한 시장 제품 대비 1.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렌즈 히터는 기온이 낮거나 겨울철 열을 이용해 눈과 성에를 빠르게 녹이는 기술이다. 이 제품은 4~5년 전 덤프트럭과 트레일러 등에 주로 탑재됐으나 최근에는 완성차 업계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곽 상무는 “기존 시장에 있던 렌즈 히팅 기술은 눈과 성에를 녹이는 데 8~10분 가량 걸렸다면 삼성전기는 1분 이내로 줄였다”며 “또 기존에는 렌즈 위에 커버를 씌워 온도를 높였지만 삼성전기는 렌즈를 직접 데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삼성전기는 이날 목업(mock-up:실물과 비슷한 시제품)을 준비해 렌즈 히팅 기술을 시연했다.
카메라 모듈에 아이스 스프레이를 뿌린 후 불과 30~40초 만에 냉각폼이 순식간에 녹았다. 운전자 관점에서 시동을 켠 후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음악을 재생하는 사이 성에와 눈이 충분히 녹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시장점유율은 11%다. 반면 국내 대표 경쟁사인 LG이노텍은 36.2%로 삼성전기를 3배 이상 앞섰다.
올해 삼성전기는 이날 소개한 하이브리드 렌즈와 발수 코팅, 히팅 기술 등을 앞세운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필두로 시장 내 입지 확대에 고삐을 쥘 계획이다. 삼성전기의 전장용 카메라 매출 비중은 2023년 10% 초반에서 2025년 24% 수준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기는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기아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 카메라 등 차량용 카메라 모듈 2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곽 상무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비중이 예년 대비 얼마나 커질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장은 차량 개발 기간에 오랜 시간이 걸려 시간적 여유가 있다. 고객사 수요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