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만 ‘역주행’…가산금리 하향 조정 필요

김세정 기자 입력 : 2024.10.24 08:07 ㅣ 수정 : 2024.10.24 09:27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인하 본격화
주담대 고정 금리, 지난달 대비 금리 하단 0.07%p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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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은행들도 수신 상품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오르거나 유지되는 역주행이 계속되고 있어 예대 금리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가산금리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인하됐다. NH농협은행은 전날부터 거치식 예금금리를 0.25~0.40%p 내렸다. 적립식 예금금리는 0.25~0.55%p,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는 각 0.25%p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도 예금금리를 0.20%p 인하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 조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제 시장금리를 수신금리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미 수신금리를 조정한 지방은행들도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17일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0.20~0.75%p 인하했고, BNK부산은행은 그 다음날부터 금리를 0.15~0.35%p 낮췄다.

 

반면 대출금리는 역주행하며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는 3.71~6.11%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3.64~6.15%와 비교해 금리 하단이 0.07%p 높아졌다.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금융권도 대출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들이 훨씬 더 목표치를 넘겨 가계대출을 늘려놨기 때문에 은행 자체가 스스로 위험 관리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올려서 대출금리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조절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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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2024년 3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발표]

 

이런 상황에서 올해 4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당분간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종합지수는 ‘19’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 ‘26’보다 7p 떨어지긴 했지만,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란 응답이 작아질 것이란 전망보다 여전히 많았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가 하향 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 당국이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어서 기준금리가 떨어져도 대출금리는 올라 금리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없다”며 “대출금리가 떨어져야 이자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비를 늘리고, 기업은 투자를 많이 하는 등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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