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삼양식품, 농심 시총 제쳤다…일등공신은 역시 ‘불닭’

서민지 기자 입력 : 2024.05.14 11:24 ㅣ 수정 : 2024.05.14 11:24

삼양 시총 2조4520억원...농심 2조4483억원 이겨
삼양 '불닭볶음면' 미·중 등 해외서 인기 이어가
삼양 밀양2공장 vs 농심 수출전용공장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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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 편의점에 '불닭볶음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전통의 라면업계 1위 농심을 처음 이겼다. 이에 농심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발표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식품은 32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2조4520억원으로, 농심의 2조4483억원보다 37억원 앞섰다. 1995년 한국거래소가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뒤 약 30년 만의 일이다. 1년 전만 해도 농심의 시총은 삼양의 3배에 달했다.

 

다만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은 전 거래일 42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농심의 시가총액은 2조5790억원으로, 삼양식품(2조4784억원)을 제치고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업계에서는 '불닭'의 해외 인기가 지속되면서 삼양이 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19일 뉴욕타임스는 미국서 벌어진 '까르보불닭볶음면' 품귀 현상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엔 유명 래퍼 카디비가 "30분이나 운전해 까르보불닭볶음면을 구매했다"며 SNS에 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1∼4월 수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미국 수출 품목으로 라면, 특히 '불닭'의 비중이 3분의 2에 달했다. 수출 금액은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수출 인기에 힘입어 삼양의 전체 매출액은 2021년 6420억원에서 2022년 9090억원, 2023년 1조1929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미국 수요에 삼양식품 밀양공장이 힘을 보탰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0년 경남 밀양에 24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지었는데 급등하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려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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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된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72%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해외의 지속적인 수요에 대응할 방침으로, 현재 미·중 목표로 1643억원을 투자해 밀양2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 3월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수 부회장은 "글로벌 메이저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지금,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밀양2공장 신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대량생산과 진화 설계를 도입한 밀양 2개 공장이 수출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면, 삼양은 초격차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위용을 갖출 것"이라며 강조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미주 시장을 겨냥한 전초기지로 사용하며, 밀양1공장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수출을 넓혀갈 계획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 밀양2공장이 가동되면 다시 큰 폭의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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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버스정류장에 농심 '신라면' 광고가 붙었다. [사진=농심]

 

삼양의 도전에 농심도 공급능력을 강화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농심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 공급확대를 위한 국내 수출전용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농심의 미국 제2공장은 올해 10월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해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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