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신중년 DECENT JOB (3)] 서울 중구 시니어클럽, '커피향기' 등 지역 특성화 일자리 572개 마련해 차별화 시도
8일 개소한 ‘서울 중구 시니어 클럽’, 지역 특화 일자리 사업 제공
김길성 중구청장, "어르신에게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
시니어클럽 관계자, "지역에 필요한 시장 사업과 환경 사업 등 기획"
한국은 2025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그러나 65세 이상은 과거의 노인과 질적으로 다른 세대이다. 정신과 신체가 건강하고 의욕도 높다. 이런 고령 인구를 ‘신중년’이라고 부른다. 여전히 사회를 이끌어갈 주체로 보기 때문이다. 신중년이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갖고 사회경제적 중추의 역할을 지속할 때 , '저출생-초고령사회'가 된 한국은 역동성을 지속할 수 있다. <뉴스투데이>가 신중년의 연령 범위를 50대~70대로 규정하고, ‘신중년 DECENT JOB’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기획 보도하는 이유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서울의 노인인구 비율이 늘어나면서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시 고령자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일 기준 서울시 65세 이상 인구는 174만3696명으로 전체 인구인 963만8799명의 18.1%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비율이 14%이상일 경우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의 수도인 서울이 초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
노인 비율이 높은 몇 개 지역구는 이미 초고령 사회로 분류됐다. 지난해 12월 강북구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3.4%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고, 도봉구(22.8%)와 중랑구(20.37%)가 뒤를 이었다. 올해 초고령 지역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도 상당수다.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19%가 넘는 자치구는 은평구(19.92%)와, 중구(19.7%), 구로구(19.24%), 종로구(19.12%) 등으로 나타났다.
■ 시니어를 위한 지역 특화 일자리 프로그램, 벤치마킹할 신중년 괜찮은 일자리로 주목돼/중구 시니어클럽 관계자, "충분한 수요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을 기획"
초고령 사회로의 전환이 빠른 시간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질 높은 노인 일자리 제공이 사회 안정망을 강화하는 최고의 복지 정책이라는 이념이 확산되고 있고, 각 지자체는 다양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최근 개관한 ‘중구 시니어 클럽’은 다른 지역의 시니어 클럽과는 차별화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특성과 일자리 수요를 반영한 지역 특화 일자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신중년 괜찮은 일자리'로 벤치마킹(Benchmarking)을 할 만한 좋은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중구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16일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특성화하기 위해서 충분한 수요 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면서 "서울시에서 노인 인구와 중구 시장 현황 등 지역 현황 자료를 제공받았고, 중구청에서 실시한 일자리 수요 조사 결과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장이 많은 중구의 특성을 반영해 시장에서 디저트와 밀키트를 조리하고 판매하는 일자리 30개를 만들었고, 농수산물과 판촉물 등을 판매하는 중구 유통 사업에 30명을 채용한다"면서 "환경 사업에 관심이 많은 중구 주민들을 위해서는 폐자재를 재활용하는 에코 순환 지킴이,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서 방향제를 만드는 커피향기 등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개관한 중구 시니어클럽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취업 교육과 상담을 진행하는 장소를 제공한다. 중구 시니어클럽은 지하 1층에는 어르신 교육장인 배움누리터와 중구유통사업을 추진하는 시장형 사업장인 새로이룸터를 만들고, 2층에는 사무실과 상담실, 회의실, 대기실 등의 공간을 마련했다. 3층에는 다목적실인 푸르내음터를 개방해 각종 프로그램 운영과 어르신 동아리 모임, 도심형 스마트팜을 위한 공간 등으로 사용한다.
중구 시니어클럽은 공간 지원 사업과 더불어 지역 특성에 맞춘 어르신 일자리를 발굴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어르신에게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올해 공익형 일자리와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시장형 일자리 등 총 572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공한 노인 일자리는 2053개로 집계됐다.
■ 공익형=불법카메라 제로, 커피향기 등/사회서비스형=청춘스타인형극단, 시니어 행정도우미 등/시장형=물품구매, 소비자 판매 담당하고 수익금 나누는 방식
공익형 일자리는 사회 활동을 통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일자리로 △불법카메라 제로(공중화장실 불법카메라 탐지활동) 100명 △커피향기(커피찌꺼기 수거 및 방향제 제작) 80명 △전통시장사랑단(전통시장 환경정리) 20명 △시니어안전파수꾼(공원, 놀이터 등 공공시설 안전 점검 및 환경정비) 60명 △에코순환지킴이(폐건전지 수거 후 생필품 전환 취약 계층 생필품 지원) 69명 등 총 329명을 뽑는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경력을 활용해 사회적인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올해 중구 시니어클럽은 △도담돌보미(아동 보육시설 업무보조, 환경정리) 55명 △시니어함께돌봄(아동시설 업무보조, 환경정리) 53명 △시니어프렌즈(장기요양기관 어르신 말벗, 환경정리) 30명 △청춘스타인형극단(아동시설 대상 막대인형극 공연) 20명 △시니어 행정도우미(공공기관, 박물관, 소상공인연합회 파견 사무보조) 25명 등 총 183을 모집한다.
중구 시니어클럽은 중구만의 지역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시장형 일자리 60개도 확보했다. 중구에는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 등 지역 전통시장 약 40개가 몰려있다는 상업적인 특성을 활용해 어르신들이 농산물과 건어물, 판촉물 등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중구유통사업단을 운영한다. 중구지역 어르신들이 물품 구매, 소비자 판매, 직배송, 민원 관리 등의 일을 직접 담당하고, 수익금을 나눠가지는 방식이다.
■ 중구 시니어클럽 관계자, "시장형 일자리 사업은 유통망 확보 등 준비 과정 거쳐 7월부터 시작"
중구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시장형 일자리 사업은 유통망 확보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시작한다"면서 "인터넷에서 온라인 스마트 스토어를 먼저 운영하고, 소규모 오프라인 매장 운영까지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중구 시니어클럽은 중구에서 웰빙 문화 확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팜 사업도 추진한다. 중구 시니어클럽은 인공재배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어르신들을 채용해 스마트팜 관리와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의 운영을 맡긴다. 이를 위해 3층의 보일러실에 있는 빈 공간을 개조해 재배 장소를 만든다.
지난 8일 중구 시니어 클럽 개관식에서 김길성 중구청장은 "어르신들께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면서 "중구는 일하고 싶은 어르신들의 열정을 응원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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