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흑자전환' 훨훨…동남아 시장 공략 박차
베트남 법인, 지난해 순익 471억원…누적 손익 흑자 달성
현지화 전략 주효…현지 인력 채용‧인재개발까지 적극 나서
인도네시아 보험사 '리포손보' 인수하며 생‧손보 시너지 노려
베트남 보험 관심도 급증에 헬스케어 등 디지털 전환 주력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화생명의 베트남 법인이 실적을 개선하면서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4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311억원 대비 51.4%(160억원)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2105억원, 영업수익은 150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생보사 가운데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2008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2009년 보험영업을 개시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누적 손익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현지 법인 설립 15년 만이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총자산은 지난해 9782억원으로 전년 8624억원 대비 13.4% 성장했다. 운용자산수익률도 7.3%로 전년 5.7% 대비 2.6%포인트(p) 상승했다.
현재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18개 지점과 101개 대리점 등 총 119 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보험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했으나 안정적인 조직 확보와 실적 성장으로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2030년까지 현지 5위권 보험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호치민시 Gem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베트남 법인 설립 15주년 기념식'에서 "베트남 법인 흑자 달성은 순수 국내 자본 100%로 해외에 진출해 누적 결손을 완전히 해소한 보험권 첫 사례"라며 "한화생명의 선진화된 금융시스템과 성공 DNA를 전파해 베트남 금융시장의 발전과 함께 'K-금융'의 역사를 써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법인의 현지화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 문화와 정서를 존중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영업할 수 있도록 현지인을 대거 채용했다. 또 현지인 직원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영업조직의 효율을 높였다.
올해 2월에는 현지 파트너인 다낭 국립대 산하 '한국-베트남 ICT 대학교' 및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베트남 금융‧ICT 미래 인재 양성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현지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협약의 일환으로 '베트남 정보올림피아드대회' 시상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보올림피아드대회는 정보학 분야의 우수 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해 정부 주도로 개최되는 행사로,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화생명이 후원하게 됐다.
베트남 생보업계의 총자산은 한국 대비 약 3.2%, 수입보험료는 7.0% 수준으로 시장규모가 작다. 하지만 낮은 보험밀도와 보험침투율로 시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민소득과 생활수준이 급성장하면서 보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어 생보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불투명한 세계 경제 및 베트남 경제환경 속에서 환율, 금리 등 투자 환경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률 제고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2012년 현지 보험사 몰티코(Multicor Life Insurance)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확대됐으나 초회보험료가 전년 대비 57.7% 늘어난 94억원을 기록했다. 수입보험료 역시 145억원으로 전년 97억원에 비해 49.5%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현지 손해보험업계 14위인 리포손해보험(PT Lippo General Insurance Tbk)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이 리포손보 지분 47.7%, 한화손해보험이 14.9%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교류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리포손보 인수를 통해 현지에서 종합금융사로서 신규 디지털 기반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현지 경제상황으로 인해 현지 보험업계전반에서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기존과 마찬가지로 충실히 현지화 전략을 이어가며 리포손보와의 생‧손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경우 현지에서 보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젊은 인구가 많은 만큼 헬스케어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점유율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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