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손실 우려' 해외부동산 32조 투자…"비중 낮아 리스크 적어"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4.01 08:29 ㅣ 수정 : 2024.04.01 08:29

한은 금융안정상황보고서 "금융기관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
상업용 부동산 비중 커…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에 손실위험
지난해 삼성생명‧화재 3000억‧1200억, 한화생명 400억 투자 손실
"손실흡수능력 충분…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되면 가치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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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국내 금융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보험업권의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가 국내 2금융권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업계는 하반기 금리가 인하되면 자산가치가 다시 상승할 것이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안정상황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최근 북미 등 주요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가 주목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2016년 이후 증가해왔다. 해외부동산 투자가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손실위험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의 전체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는 46조3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은 42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같은 시기 기준 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규모는 31조9000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해외부동산 대체투자와 관련해 300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평가손실 1200억원이 반영됐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3분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실 400억원을 선반영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양호한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 능력을 고려하면 향후 투자 손실이 확대되더라도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면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 등이 동시에 충격을 주거나 재택근무 정착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이후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이 우려되지만 보험업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체 운용자산에 비해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미미하고 손실흡수능력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요 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는 △삼성생명 5조2000억원 △삼성화재 1조3000억원 △한화생명 3조1000억원 △DB손해보험 2조3000억원 △현대해상 1조2000억원 수준이다. 보험사의 전체 운용자산에 비하면 2~5% 수준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주로 해외 주요 도시 오피스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분산을 위해 다수 섹터에 포함된 블라인드 펀드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개별 자산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밀착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보유 중인 펀드 편입자산 밀착 관리, 차주‧대주간 협의 등 시장 센싱을 강화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작년부터 회계기준변경으로 투자자산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금융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예전처럼 쌓이지 않고 곧바로 인식해 일부 손실금액이 평가금액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면밀히 모니터링해 손실금액을 축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투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전문 운용역량 강화로 투자손익 경쟁력 제고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부동산 투자의 경우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채권 등의 형태로 투자하는 만큼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체 투자자산 대비 해외부동산 비중 한 자릿수 비율 수준으로 크지 않고 손실이 난다고 해도 위험한 규모가 아니다"라며 "하반기 금리가 인하되면 자산가치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금융권 가운데 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고는 하지만 전체 운용자산에 비하면 규모는 굉장히 작다"면서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고 한은의 보고서에도 나오듯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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