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경영진 합류 첫 행보 '인터넷은행'
현대해상, U-뱅크 컨소시엄 참여로 인터넷은행 설립 '3수' 도전
정 전무, '새 보험업 가치 창출' 기대됐으나 첫 행보는 인터넷은행
저출산‧고령화로 보험시장 포화돼 보험업 성장방안 마련 쉽지 않아
"1000만 고객 데이터로 인터넷은행 시너지 모색…신성장동력 될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현대해상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전무의 행보가 주목된다. 보험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선임된 정 전무의 첫 행보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 트래블월렛 등과 함께 U-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U-뱅크 컨소시엄 참여사 가운데 제도권 금융사는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현대해상은 그간 꾸준히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해왔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은행업 진출을 시도한 것이다. 2015년에는 인터파크 등과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예비인가 단계에서 탈락한 바 있으며 2019년에는 토스뱅크 컨소시업에 참여했으나 막바지에 불참을 선언했다.
현대해상이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U-뱅크 컨소시엄은 사업적‧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해상의 컨소시엄 참여에는 올해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선임되면서 경영에 합류한 정 전무가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무는 디지털전략본부와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등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전략본부에는 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고 인터넷은행과의 연관성도 큰 만큼 정 전무는 사업 전반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다만 정 전무의 첫 행보가 인터넷은행인 점은 다소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정 전무를 CSO로 선임하면서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해 보험 상품, 채널, 서비스 재정비 등 새로운 가치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대해상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 전무의 첫 행보는 보험업 강화가 아닌 인터넷은행 설립이 됐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전부터 인터넷은행 진출을 시도해 온 만큼 정 전무가 CSO에 선임된 이후 갑작스럽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정 전무가 총괄하는 디지털전략본부에 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어 정 전무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업의 경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성장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현대그룹이 이미 증권사와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금융업에 진출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인터넷은행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인터넷은행과 보험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인터넷은행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KB손해보험은 최근 KB국민은행과 함께 자동차보험 가입 시 적금 금리를 우대하는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1000만명 이상의 고객이 가입한 만큼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인터넷은행과 보험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 번째 인터넷뱅킹 설립에는 U-뱅크 외에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 소상공인 단체 35개가 추진 중인 소소뱅크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 중인 KCD뱅크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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