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사업·밸류업 주도…“리딩금융 위상 확고히”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3.28 08:21 ㅣ 수정 : 2025.03.28 08:21

작년 금융그룹 최초 5조원대 순이익
비은행 강화 주효..기여도 40%까지↑
신기술 도입 통한 본업 강화 움직임
‘지속·예측가능성’ 밸류업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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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소재 KB금융그룹 본사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 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국내 금융그룹 중 순이익 1위를 달성한 KB금융그룹이 올해 ‘리딩(Leading) 금융’ 사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쟁사 대비 탄탄한 사업·이익 구조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격차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전환과 밸류업 확대 등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주요 이슈 역시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내세웠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서 주주들에게 “재무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리딩 금융은 한 해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금융그룹이 가져가는 타이틀이다. 

 

지난해 KB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5조782억원으로 전년(4조5948억원)보다 10.8% 증가했다. 이는 KB금융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동시에, 국내 금융그룹 최초의 연간 5조원대 당기순이익 기록이다. KB금융은 지난 2022년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리딩 금융을 탈환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사수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점점 견고해지고 있는 데 주목한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총 11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각 자회사들의 실적 성장 뿐 아니라 이익 균형도 점차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KB금융 당기순이익 중 비(非)은행 자회사 기여도는 40%로 전년(33%)에 비해 7%포인트(p) 확대됐다. 

 

올해 시장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만큼 은행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양적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룹 전체 실적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실적 개선도 병행해 균형감을 맞춰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KB금융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자회사 간 시너지 유도 등으로 비은행 사업 경쟁력 제고 및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0.3% 감소했지만, KB증권(50.3%)과 KB국민카드(14.7%), KB손해보험(3.6%)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 성장세가 그룹의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뒷받침했다. 

 

한 금융그룹의 관계자는 “재무 상태가 너무 은행 쪽으로 쏠려있으면 금융시장 변화나 리스크 발생 시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고, 결과적으로 매년 실적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보장도 갖기 어렵다”며 “업계에서도 KB금융의 은행-비은행 비중을 가장 이상적 구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KB금융이 주목하는 건 디지털과 밸류업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동시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주주가치 제고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양 회장은 “KB금융은 남들보다 반걸음 빠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할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디지털 신사업은 KB금융 경영진이 직접 챙기는 분야다. 양 회장과 이창권 디지털·IT 부문장, 이재근 글로벌사업 부문장 등은 현지시간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스페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IT 전시회 ‘MWC 2025’에 직접 참석했다. KB금융 경영진은 현장에서 금융·통신의 융합을 통한 혁신 방향을 모색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금융 AI 센터’를 2개로 확대했다. 생성형 AI를 그룹 사업에 본격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결정이다. 또 오는 4월을 목표로 은행·증권·보험 등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AI 서비스의 신뢰성·투명성을 확보하는 ‘AI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밸류업 부문에서는 주주환원이 두각을 드러낸다. 지난해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39.8%로 국내 금융그룹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51% 중 13% 초과분인 약 1조7600억원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또 하반기 CET1 비율이 13.5%를 넘어설 경우 여기서 발생한 추가 자본도 주주환원에 투입한다. 

 

KB금융은 주주환원 방향을 CET1 비율과 연계한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 강화로 제시했다. 주주환원 강화와 자본비율 관리, 본원적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게 KB금융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KB금융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로 금융권 내 ‘밸류업 대표 종목’에 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 관련 리포트에서 “올해 기준 2분기 말 CET1 비율이 13.7~13.8%를 기록할 경우, 하반기 7000억원대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연간 총주주환원율도 45%로 타사보다 높은 수준 달성이 가능하다”며 “사측의 1분기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CET1 비율은 적어도 13.6% 이상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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