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보험이 효자' KB금융, 손보 부진 아쉬운 신한금융
KB금융 보험계열사, 지주 실적 기여 확대
KB손보·KB라이프 순익 합산 1조1089억원
신한라이프 지난해 순익 5284억원…11.9%↑
신한EZ손보는 적자 확대…지주 기여도 '한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KB금융그룹의 보험 자회사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연간 순익 합산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면서 지주 기여도를 확대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의 순익 성장에도 신한EZ손해보험의 적자가 지속되며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연간 8395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거뒀다. 이는 전년 7133억원 대비 17.7% 증가한 규모다.
KB손보 관계자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변경으로 인한 환입 및 장기 인보험 신규 증대에 따라 보험영업손익이 확대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IBNR은 사고 발생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아직 청구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보험사는 해당 금액을 추산해 준비금으로 적립하는데, 이는 부채로 인식된다.
금융당국이 IBNR 산출에 사용되는 손해진전계수 사고일자 기준을 원인사고일(보험사고가 발생한 시점)으로 통일했는데, KB손보는 이에 따른 계수 변동과 발생사고부채 조정으로 인한 일부 환입이 발생했다.
다만 4분기 실적만 보면 순익은 전분기 1680억원 대비 40.8%나 줄어든 995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제도 강화와 한파·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보험영업손익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KB라이프는 지난해 연간 2694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2341억원에 비해 15.1% 증가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신계약 매출 증가, 사업비 효율화 등에 의한 보험손익 증가에 따라 순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B손보와 KB라이프는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주 순익 기여도도 늘었다. KB손보의 지주 순익 기여도는 지난해 15.52%에서 올해 16.53%로 1.01%포인트(p) 올랐다. KB라이프의 기여도는 5.09%에서 5.30%로 0.21%p 증가했다.
KB금융 보험 계열사 두 곳 모두 순익이 성장하면서 지주 실적 기여도를 확대했지만, 신한금융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신한라이프의 순익이 개선된 반면 신한EZ손해보험은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연간 528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4724억원에 비해 11.9% 늘어난 수치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보험손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자·배당수익 증가 영향으로 금융손익이 늘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후퇴했다. 신한라이프의 4분기 순익은 613억원으로 전분기 1542억원 대비 60.2% 감소했다. 보험금 청구 증가에 따른 보험손익 감소 및 희망퇴직 비용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년 4분기 448억원과 비교하면 36.9% 증가했다.
반면 신한EZ손보는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해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손실 규모 78억원에 비해 96억원 확대된 것이다. 신한EZ손보는 2022년 출범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지주 순익 기여도는 11.70%로 전년 10.82%에 비해 0.88% 상승했다. 특히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이는 신한카드와의 격차도 크게 좁히면서 그룹 내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신한EZ손보의 경우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지주 순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신한금융의 경우 손보사의 존재감이 약해 지주 실적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 KB금융은 생·손보사 모두 성장하면서 '리딩 금융' 자리를 지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한EZ손보의 경우 디지털보험사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2023년부터 건강보험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해 실손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등 체질개선을 진행 중이어서 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성적에서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보험계열사의 기여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안정적 보험영업 수익과 투자이익을 통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지주의 실적을 방어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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