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스토리]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3연임…김동원 사장 이사회 진입은 미뤄져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3.06 06:49 ㅣ 수정 : 2025.03.06 06:49

한화생명, 이달 20일 정기주총에서 여승주 부회장 재선임
김중원·신충호 사내이사 및 이인실 사외이사도 임기 연장
김동원 사장, 글로벌 진출 성과에도 사내이사 선임 안 돼
업계 "김 사장 이사회 진입 시간문제…승계 본격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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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왼쪽)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사진=한화생명]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인이 재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사내이사 진입이 미뤄졌다. 글로벌최고책임자(CGO)로서 글로벌 사업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금융당국의 검사 등으로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시기가 지연되는 모양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20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에서는 여 부회장과 김중원 경영지원부문장, 신충호 보험부문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여 부회장은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뒤 2021년과 2023년 3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달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4번째 임기를 맞게 된다.

 

여 부회장은 취임 이후 실적 성장을 이끌어 온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특히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제판분리'를 단행하면서 영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866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4.8% 성장했다. 실적 성장에는 판매 채널 경쟁력 강화와 시장 트렌드 주도 상품 출시 등 보험엄 본원 경쟁력 강화가 주효했다.

 

다만 지급여력비율(K-ICS)이 하락하면서 건전성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결산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지난해 말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은 165%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에 비해 19%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자본여력이 감소하면서 결산배당도 불가능하게 됐다.

 

최근 한화생명을 향한 금융당국의 칼 끝도 부담 요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경영인정기보험(CEO보험) 점검 경과 한화생명과 법인보험대리점(GA)을 우선 검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CEO보험과 관련해 절판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면서 이에 따른 불완전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감원은 한화생명에 대한 정기검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한화생명에 대해 정기검사에 나선 것은 6년 전이다.

 

이 같은 당국의 압박이 여 부회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회사를 이끌어 온 여 부회장을 재선임해 안정적인 경영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부회장의 연임이 김동원 사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미등기 임원인 김 사장은 2015년 한화생명에 입사해 올해 11년째를 맞는다. 김 사장이 인도네시아 현지 보험사와 은행을 인수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등 글로벌 진출 성과를 내고 있는데다 입사한 지 10년이 넘는 만큼 일각에서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김 사장이 아직 만 40세도 되지 않은데다 한화생명을 향한 당국의 칼끝이 부담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다.

 

다만 김 사장이 CGO로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큰 공을 세우고 있는 만큼 조만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 사장은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기업인들과의 교류를 적극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 소속 노부은행 지분투자를 이뤄내며 인도네시아 은행업 진출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7일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은행 자회사 소유를 승인한 바 있다. 노부은행은 이달 25일 임시주총을 열고 한화생명의 신규 주주참여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의 노부은행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손보사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현지 보험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진출 15년 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국내 보험사 단독으로 100% 출자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 사례다. 한화생명은 2030년까지 베트남 현지 5위권 보험사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AI 샌터'를 개소하고 현지 대학 및 AI 스타트업, 투자사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이 글로벌 경영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김 사장이 CGO로서 해외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공을 세우고 있는 만큼 이사회 진입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사장이 이제 곧 만 40세가 되고,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경영 승계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김 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돼 이사회에 진입하면 경영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면서 "김 사장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승계 작업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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