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꽁꽁 얼어붙은 벤처투자시장…액셀러레이터 역할 강화해야

임성지 기자 입력 : 2025.02.24 16:50 ㅣ 수정 : 2025.02.24 16:50

초기투자부터 스타트업 옥석가리기 필요한 상황
AC 투자 의무비율 조정 등 제도적 개선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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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벤처투자업계에 한파가 지속되면서 어느 때보다 스타트업의 ‘초기투자 생태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는 총 11조9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9.5% 증가한 수치다. 

 

앞서 벤처투자 규모는 2021년 15조9371억원을 기점으로 △2022년 12조4706억원 △2023년 10조9133억원 등을 기록하며 고꾸라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벤처투자가 2021년 이후 감소추세에서 벗어나 반등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으나, 현실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벤처투자의 뿌리이자 스타트업의 시작점인 초기투자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어 곡소리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가 발표한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 및 초기투자 생태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AC 및 초기투자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2023년 42%에서 2024년 50.1%로 상승했다. 반면, 긍정적인 의견은 2023년 26.8%에서 16.9%로 9.9% 하락했다. 

 

무엇보다 초기투자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61.5%로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전체 벤처 신규 투자금액 5조6411억원 중 초기투자는 1조1090억원으로 전체 19.7%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0.7%(1조3205억원)에서 대폭 떨어진 수치다. 

 

대부분 스타트업의 시작은 시드(Seed) 머니를 바탕으로 기업 성장을 위한 타임라인과 마일스톤을 설정해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며 성장한다.

 

특히, 사업 초기부터 현금흐름(캐쉬플로우)을 만들기 어려운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해 투자 유치는 필수요소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와 보육을 목적으로 다양한 액셀러레이터(AC)가 활동하고 있으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월에만 △비엔지파트너스 △에이비엘기술사업협동조합 △인비전아이피컨설팅이 AC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했다

 

또 KAIA에 등록된 회원사 총 258개 중 AC의 주요 비즈니스인 팁스(TIPS)를 운용하는 곳도 제한적이다.

 

건강한 초기투자 생태계의 육성을 위해 AC업계 관계자들은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AC의 공통된 목소리는 △투자 의무비율 완화 △모태펀드 및 세컨더리펀드 확대 △조세혜택 강화 △전반적인 투자 환경 개선 등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액셀러레이터가 부담하는 투자 의무 비율이 현실적이지 않으며, 창업 3년 미만 스타트업에 대한 40% 이상 투자 규정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 초기 투자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창업기획자 전용 펀드와 구주 매각이 가능한 세컨더리펀드 조성도 현실화되어야 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AC는 스타트업 육성과 비즈니스모델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제한적인 정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모태펀드 ‘창업기획자’ 전용 펀드가 조성되고 있으나 규모가 제한적이고 경쟁이 치열해 ‘그림의 떡’이라 마찬가지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산재한 리스크에도 벤처투자업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AC의 역할과 초기투자 생태계는 강화되어야 한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도 “지난 몇 년간 한국 창업생태계가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올해는 스타트업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미래 경제의 핵심인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초기투자 생태계에서 △와이앤아처 △씨엔티테크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엔슬파트너스 등 저마다의 경쟁력을 지닌 AC들이 유의미한 행보를 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국내 벤처투자업계의 회복을 2025년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예산 전액(1조원)을 조기에 공급하고, 창업초기·지방 등 정책분야 펀드 출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예산 확대와 목적성 펀드 조성에 그치지 말고 벤처투자 최전방에 있는 액셀러레이터가 보다 활발하게 뛸 수 있는 제대로 된 ‘그라운드’가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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