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사라지는 ‘은행 영업점’ 멀어지는 ‘접근성 보장’

김세정 기자 입력 : 2025.02.17 08:24 ㅣ 수정 : 2025.02.17 18:47

5대 은행, 5년 새 1189개 점포 폐점
10만명 당 지점 수 OECD 평균 이하
이복현 “금융 접근성 보장, 은행 책무”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온라인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시중은행들의 점포 통폐합과 축소가 이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 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최근 3790개로 그 사이 137개가 줄었고, 5년 새 1189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지난 2012년 4분기 말 7835개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계속 줄고 있다.

 

수도권에선 708개, 비수도권에선 481개가 폐점했다. 전체 폐쇄 영업점의 69%는 4대 은행 점포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28개 영업점의 문을 닫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일부 영업점을 없앤데 이어 오는 4월 13개 지점을 통합한다.

 

특히 고령화가 심한 지역일수록 은행 접근성이 낮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은 1㎞를 넘지 않지만 그 외 지역은 20㎞가 넘는 곳이 다수였다. 특히 강원과 전남, 경북 등은 최대 27㎞에 달했다. 대부분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 10만명 당 은행 영업점 수는 2023년 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5개를 밑돌고 있다. 한국보다 고령화 시대에 빨리 접어든 일본의 33.7개와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적다.

 

모바일이나 인터넷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장애인, 비도심 거주자 등의 금융 접근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금융노조는 주 4.5일 근무제와 영업시간 단축 등도 주장하고 있다. 

 

금융 접근성 보장은 은행의 책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권의 오프라인 점포 축소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금융 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은행들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 앱 활용법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이동 점포 등 대체 수단을 활성화해야 한다.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누리면서도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