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너도나도 '뷰티 시장' 참전...불황 속 돌파구 찾는 유통업계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K-뷰티’ 열풍이 거센 가운데 유통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화장품을 적극 키우고 있다. 이는 뷰티가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뷰티 시장 규모는 17조3412억원으로, 지난 2018년 대비 12% 늘었다.
또 뷰티는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이자 수출유망산업이다. 최근 K-컬처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뷰티는 대표적인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K-뷰티 수출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한 해 동안(12월말 기준, 잠정)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액인 2021년 92억달러보다 10.9% 증가한 것으로 국내 화장품 수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뷰티는 의류나 식품 등에 비해 물류 관리가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제고에 효과적이다.
현재 국내 뷰티 시장은 CJ올리브영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2년 연매출 2조7775억 원에서 2023년 3조8612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연매출 4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K뷰티 경험 강화를 위한 타운매장·특화매장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온라인몰 성장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성수동에 최대 규모 매장 ‘올리브영N 성수’를 오픈하기도 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저마다 차별화한 전략으로 뷰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1위 쿠팡은 지난 2023년 ‘로켓럭셔리’를 오픈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는 로켓럭셔리를 ‘R.Lux(알럭스)’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해 4월 총 21개 뷰티 브랜드가 참여한 ‘메가뷰티쇼’를 개최하기도 했다.
무신사는 지난 2021년 ‘무신사 뷰티’ 전문관을 선보이며 화장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무신사 뷰티 론칭 당시 800여 개였던 입점 브랜드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00여 개까지 늘어났다. 아울러 무신사는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한 ‘뷰티 페스타’ 흥행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도 뷰티 거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 달간 지그재그의 뷰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급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했다. 특히 10월에 개최한 ‘뷰티 페스타’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이 실적 호조에 한몫했다.
컬리는 지난 2022년 인기아이돌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뷰티컬리’를 론칭했다. 뷰티컬리는 론칭 2년 만에 누적 거래액 5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동대문 DDP에서 첫 오프라인 뷰티축제 ‘컬리뷰티페스타 2024’도 성황리 개최했다.
다이소와 편의점들도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층인 1020 잘파세대를 겨냥한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다이소가 ‘가성비’를 내세워 초저가 뷰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업계가 이를 벤치마킹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로 다이소의 뷰티 매출 신장률은 2022년 50%에서 2023년 85%, 지난해 상반기 223%까지 급증했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대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소매유통시장도 전년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유통업계는 경기 불황에 소비 위축, 인구 감소, 정국 불안 등 복합 위기로 먹구름이 짙어진 상황이다. 이처럼 내수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뷰티에서만큼은 업계가 활발한 사업 확장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뷰티 산업은 분명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타개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이 뷰티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배경이다. 업계는 성장 한계가 뚜렷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K-뷰티가 흥행할 해외 시장에 공략에 나서는 등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모습이다. 또 유통 플랫폼들 사이에서는 동반성장 명목으로 유망한 중소 뷰티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도 올해 K-뷰티 등 한류 전략 품목 수출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올 한해 K-뷰티 성공사례가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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