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K-방산④] HJ중공업, 조선 실적 훈풍 본격화…‘K-방산’ 해외 수주로 판로 확대
2분기 조선 부문 실적 흑자전환…선박 건조 역량 가시적 향상
韓 해군 함정 꾸준히 수주…공기부양선 앞세워 해외 진출 속도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업 등이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방위산업이 새로운 '효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K-방산'으로 불리는 이들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수주 성과가 두드러져 이제 한국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정세도 방위산업 성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3년째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규모 방산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탁월한 방산제품 양산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 기업은 재래식 무기부터 첨단무기까지 우수한 무기체계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LIG넥스원 미사일체계 기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투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뉴스투데이>는 'K-방산' 대표기업의 제품 수출 성과를 비롯해 기업 가치 상승, 첨단 기술력 등을 집중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 최초 조선사이자 상선(상업선박)·특수선(군함 등) 건조업체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조선 사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진중공업 시절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던 수빅조선소의 경영 부진에 따른 여파가 지난해까지 HJ중공업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다 HJ중공업은 올해 1분기 조선 부문 적자 해소에 성공했고, 이에 따라 업계는 연간 흑자전환까지도 눈여겨보고 있다.
조선 부문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가운데 특히 방산 사업에서의 경쟁력 확대가 주목된다.
HJ중공업은 꾸준한 국내 함정 수주 업력과 더불어 뛰어난 건조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시장 문을 두드려 K-방산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HJ중공업 '조선', 건조역량 강화·넉넉한 수주잔고로 흑자 기대감 촉진
HJ중공업은 올해 1분기 조선 부문에서 매출 1893억원과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조선 업황 침체 및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 여파로 △2019년 182억원 △2020년 394억원 △2021년 583억원 △2022년 541억원 △2023년 1300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낸 지난 5년 대비 괄목할 만한 성과다.
조선 부문 매출 비중도 △2022년 17.9% △2023년 33.5% △2024년 1분기 40.5% 등으로 점차 커지는 흐름이다.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특수선과 상선의 건조능력이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HJ중공업의 특수선 건조능력(DT, 선박 무게(t)를 기준으로 한 수주·건조 단위)는 △2022년 4917DT △2023년 9165DT △2024년 1분기 2421DT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건조능력을 연 단위로 환산 시 9684DT다.
상선 건조능력(GT, 선박 부피(㎥)를 기준으로 한 수주·건조 단위)은 △2022년 7만8407GT △2023년 25만9000GT △2024년 1분기 8만6500GT로 파악된다. 1분기 건조능력을 연 단위로 환산하면 34만6000GT다.
이처럼 특수선과 상선의 건조능력이 매년 상승하고, 이에 따라 인도 선박 수 역시 증가하고 있어 조선 부문의 꾸준한 매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선 사업이 90% 이상 수출 물량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다트에 따르면 내수를 통한 상선 매출은 △2022년 전무 △2023년 0.4% △2024년 1분기 9.6%를 기록했다. HJ중공업의 상선 건조 역량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밖에도 HJ중공업 조선 부문은 1분기 기준 특수선 18척, 상선 6척 등 1조4000억원규모 신조선 잔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익명의 유럽 선사의 7900TEU 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해 3000억원대의 먹거리를 추가 확보했다.
꾸준한 조선 사업 확대 및 충분한 수주잔고 등으로 HJ중공업의 향후 실적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HJ중공업 영도조선소는 매해 생산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조선 부문의 수익성이 강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꾸준한 韓 해군 사업 수주…‘K-방산 영업력 확대’ 위한 해외 진출 ‘속도’
HJ중공업의 조선 사업은 한국 해군 사업 꾸준히 수주하는 등 방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J중공업은 해군의 신형 고속정(검독수리-B Batch-I) 16척 전 함정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이후 2022년 11월 후속사업인 Batch-II 사업에서도 1~4번함까지 4척을 수주했고, 2023년 12월 5~8번함 등 4척을 추가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또 HJ중공업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한국형 대형수송함 1번함인 독도함의 성능개량 체계개발 사업을 1808억원에 수주했다.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HJ중공업은 해군 대형 수송함 2척을 모두 설계, 건조한 국내 유일의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회사는 1972년 최초의 국산 경비정인 ‘학생호’ 건조를 시작으로 각종 고속경비함, 초계함, 전투함은 물론 대형수송함, 상륙함(LST), 군수지원함, 고속상륙정(LSF) 등을 건조하며 해군 함정 역사와 궤를 같이해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간 국내 사업 수주를 통한 먹거리 확보는 꾸준히 진행돼 왔으나 해외 사업 수주는 요원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HJ중공업은 ‘K-방산 영업력 확대’를 위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외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자국의 공기부양선 사업 추진을 위해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HJ중공업의 해외시장 진출 여부에 기대감을 높였다. HJ중공업은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이기 때문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자사의 해군 솔개급 고속상륙정 건조 기술은 공기부양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발주처가 원하는 최신예 함정을 수주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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