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164)] 새해 덕담 광고의 정석을 보여준 대한항공 “새해인사” 광고... 그럼 최고의 새해 덕담 광고는?
신재훈 입력 : 2023.12.27 05:15 ㅣ 수정 : 2023.12.30 09:57
건강, 사랑, 성취보다 더 좋은 것은 돈?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새해 결심 또는 덕담은 크게 세 가지다. 본인 또는 가족들의 건강, 다이어트 등 몸과 관련된 것, 진학, 취업, 결혼 등 간절히 원하는 목표와 관련된 것 그리고 투자, 재테크, 부자 되기 등 돈과 관련된 것이다.
새해가 가까워지면 이러한 덕담 광고들이 늘어난다. 내용은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 몸과 마음 그리고 성취에 대한 것들이다. 물론 새해 결심을 부추기며 물건을 팔아먹기 위한 광고들이 대부분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전하는 기업 PR 형식의 광고들도 간혹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기업 중심으로 일회성 신문광고가 주를 이루며 TV 광고는 매우 드물다. 신년 덕담을 담은 TV 광고의 정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항공의 “새해인사” 캠페인이다.
과거는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2014년 새해인사 편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육상경기에서 주로 쓰는 출발을 알리는 총을 든 손이 보인다.
Na : 앞서있다고 자만하거나 뒤쳐졌다고 실망하지마
2014년은 누구에게나 처음이니까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라고 기원하는 2016년 새해인사 편이다.
테이블에 예쁜 하트 무늬가 장식된 커피잔이 보이고 잠시 후 누군가 붓으로 하트를 비행기로 바
꿔 그린다.
Na : 2016년 우리 모두의 목적지는 행복입니다 / 출발
새해에는 웃을 일이 더 많아지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2019년 새해인사 편이다
천진난만한 어린 소녀가 활짝 웃으며 등장한다. 앵글을 바꿔가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광고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Na : 새해엔 당신의 웃음소리도 함께 올라갔으면
2019년 1월 대한항공 올림
우리의 가장 빛나는 날이 시작된다는 희망을 전하는 2020년 새해인사 편이다.
서리가 맺힌 창문에 2020이라는 숫자가 보이고 누군가 손으로 2에 선을 연결해 영어 g를 만든다. 2020이 gogo로 바뀌며 힘찬 출발을 알리는 새해 첫 아침이 밝아온다.
Na : 기대해 너의 가장 빛나는 날은 이제 시작이니까
수년간 지속된 캠페인은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공감 가는 새해 덕담을 담고 있다. 또한 꼭 그 해가 아니어도, 남녀노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누구에게나 두루두루 좋은 얘기다.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도 비주얼과 카피 모두 하늘, 비행기, 날자, 출발 등 기업의 정체성인 항공업을 연상시키는 상징을 통해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강화한다.
심리학적 측면에서도 덕담을 듣고 기분 좋아진 소비자의 빈틈을 파고들어 올해는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가야지라는 여행에 대한 욕구마저 자극하는 인출 단서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한 마디로 치밀하게 설계된 기업PR의 탈을 쓴 영업 광고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잘 만든 광고라는 얘기다.
많은 새해인사 광고들 중 가장 잘 알려진 광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구동성으로 “오겡끼 데스까”를 외치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마지막 장면을 더 멋지게 패러디한 김정은의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광고를 꼽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이 벌고 부자 되는 것 보다 더 좋은 소망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은 1년 내내 부자를 소망하더라도 최소한 새해 초 며칠 만이라도 돈이 아닌 좀 더 인간적인 것, 가족과 이웃 그리고 동시대를 함께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 지기를 소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