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이전 광고들은 박보검이 침대 앞에서 춤만 추거나 박보검이 군대에 간 사이 제니가 일상을 보여주며 “좋은 잠이 쌓인다 / 좋은 나를 만든다”는 다시 말해 “침대는 한의학(보약)입니다” 를 외쳤다.
그랬던 에이스침대가 1993년 런칭하여 전성기를 이끌던 그 시절 그 광고가 30년이 지난 2023년 “침대는 과학입니다”로 다시 돌아왔다.
바뀐 것이 있다면 박보검이라는 최고 인기 모델이 등장한다는 점과 미식과 MBTI라는 트렌드가 추가되어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광고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정도다.
한 마디로 한의학(보약)에서 과학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2023년 침대=과학] 레시피 편
베이커리 레시피라는 제목의 책이 펼쳐지며 온갖 식재료와 주방기구로 가득한 조리 테이블이 보인다. 이때 박보검이 등장하여 조리하고 맛보고 멘트까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한다.
“우리는 말한다 / 레시피 대로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을 때 / 레시피는 과학이야 / 근데 이 말은 어디서 시작된 거지?”
바로 그때 이 엉뚱한 질문에 오래된 브라운관 칼라 티비가 답한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박보검이 “침대는 과학이다/ 에이스침대”라고 확인 사살용 멘트를 날리며 마무리된다.
[2023년 침대=과학] MBTI 건축가편
MBTI IS SCIENCE라는 제목의 책을 보고 있던 박보검의 모습이 보이며 나레이션이 시작된다.
“우리는 말한다 / 누군가의 행동이 예측대로 흘러갈 때/ MBTI는 과학이네/ 근데 이 말은 어디서 시작된 거야?”
바로 그때 벽에 걸린 작은 브라운관 칼라 티비가 답한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침대에 앉아 있는 박보검이 “침대는 과학이다/ 에이스침대”라고 멘트를 날리며 마무리된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에이스의 30년전 카피인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대한민국 중장년 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한 시대를 풍미한 그리고 오늘의 에이스침대가 있게 한 확실한 성공을 가져다 준 일등공신 켐페인이다.
따라서 전성기적 광고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보도자료에서 발표한대로 “이 카피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신선한 느낌으로 소개하기 위한 계획” 일 수도 있다.
어쩌면 100주년을 맞은 진로가 브랜드의 상징인 두꺼비를 앞세워 “진로 이즈 백”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에 자극 받아서 일수도 있다.
오비 라거의 “랄라라 송”, 트라이의 “닫힌 엘리베이터 문에 머리 박는 신”, 힙합으로 바뀐 “사랑해요 LG”처럼 비슷한 이유로 과거 전성기 광고로 회귀한 경우가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때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30년전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같은 업종인 침대 브랜드들과의 싸움에서의 승리는 물론 전국민의 인식과 습관을 바꾼 전국민 캠페인으로서 에이스를 정상에 올려 놓았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광고가 나오던 당시 한 초등학교에서는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 이란 문제에 많은 학생들이 정답인 냉장고 대신 가구를 골랐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반면 30년이 지난 지금, 에이스는 압도적 No 1의 자리를 위협 받고 있다. 그것도 형제회사인 시몬스에게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면서 말이다.
이는 매출과 M/S에서 저성장, 급기야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주며 위기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과 그때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주술적 바램이 더해져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