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151)] 스토리가 있는 추석선물 광고 vs 선물하라는 주장만 있는 추석선물 광고,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신재훈 입력 : 2023.09.27 05:15 ㅣ 수정 : 2023.09.27 19:35

광고 공식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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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광고를 보고 계절의 변화를 알 듯 추석선물 광고를 보며 추석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올 추석도 예외 없이 한복을 입고 보름달이 뜨고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이번 추석에도 OOO 선물세트로 사랑의 마음을 전하세요”라는 뻔한 광고들로 넘쳐난다.

 

명절마다 단골로 나오는 뻔한 광고들의 대표격인 스팸 광고다. “올 추석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선물 세트는?”이라는 자막과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완전 안심 스팸 선물세트라는 자막과 함께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완전 안심/ 이번 추석에도 스팸을 선물하세요”

 

 

거두절미하고 스팸으로 추석선물 하라는 얘기를 대놓고 한다. 키 메시지인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완전안심” 아래 병기된 “까다로운 품질관리/ 6년 연속 판매 1위/ 실패 없는 맛 보장”이라는 문구는 키 메시지에 대한 확실한 RtoB(Reason to Believe: 주장을 믿을 근거)로 활용된다.

 

“완전안심”이라는 컨셉은 중의적, 합목적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절묘한 키워드 선택이다. 사는 사람은 가격 부담 없어 안심, 받는 사람이 싫어할 걱정 없어 안심, 상할 염려 없이 오래 보관할 수 있어 안심, 누구나 좋아하는 무난한 맛이라 안심, 내가 직접 안 먹어도 남 주기 좋아 안심, 심지어 김영란법에 걸리지 않아서 안심…

 

다음은 뻔한 선물광고 공식을 벗어난 정관장 추석선물 광고다. 엄마 아빠의 갓생 이라는 자막과 함께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가 돌아간다. 태어나서 커가는 동안의 행복한 시간 그리고 부모님들이 헌신하는 모습이 한편의 다큐처럼 흘러가며 딸의 나레이션이 시작된다.

 

 

“매일 아침이 미라클 모닝/ 출근 준비 우리 등교 준비는 언제나 멀티 태스킹/ 주 6일 근무에 쉬는 날에도 빠짐없는 가족 나들이/ 스마트폰도 없던 시대 하루 종일 몸으로 놀아주고 언제나 우리에게 온 힘 다하던 엄마, 아빠”

 

화면이 바뀌고 영상 속 어린 딸이 이제는 그만한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어있다. 어른이 된 딸이 할머니가 된 엄마에게 정말 힘들고 고생 많이 하셨다는 의미로 “와 진짜 어떻게 산 거야!”라고 묻는다.

 

손녀를 앉고 있는 엄마는 쑥스럽게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걸 가지고 그러냐는 듯 “그땐 다 그렇게 살았어”라고 답하며 .어린 손녀에게 “그치? 맞지?”라고 화제를 돌린다.

 

시청자들의 감정이 동화되는 바로 그때 박은빈의 나레이션이 나온다. “진짜 갓생을 살아온 엄마 아빠에게 진짜 힘이 되는 정관장을 선물하세요/ 당신께만큼은 정관장”

 

마지막 나레이션만 없었다면 완전 가슴 찡한 휴먼다큐다. 그렇다면 마지막 나레이션은 옥의 티일까?

 

광고는 예술과 달리 분명한 목적이 있다. 아무리 휴먼다큐의 톤앤매너를 지녔어도 “추석선물세트 판매 극대화”라는 광고의 목적을 위한 메시지가 빠진다면 광고를 하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60초 중 55초 동안 부모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후 올 추석 그 마음을 표현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답을 준다. 가격이 비싼 선물이니만큼 대놓고 선물하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마지막 나레이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을까? 정관장은 대놓고 선물하라는 별도의 광고를 더 만들었다. 명절 천하장사 씨름대회의 익숙한 멜로디인 “천하장사 만만세”를 패러디한 [명절 선물도, 일상 선물도 l 정관장사 만만세] 편이다.

 

 

범죄도시3의 신 스틸러 초롱이가 천하장사로 나온다. 추석선물로 고민하는 김팀장에게, 추석선물로 고민하는 신혼부부에게, 추석선물로 고민하는 아들에게… 정관장사 초롱이가 펑 하고 나타나 정관장사 만만세를 부른다. “추석선물로 무엇을 살 까?” 고민하는 모든 상황들에 대한 확실한 답을 주는 광고다.

 

“어디로 가던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처럼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정관장은 안전하게 추석선물을 많이 팔기 위해 두 가지 길을 모두 준비했다. 이 두 광고를 동시 집행함으로써 광고적 시너지는 물론 브랜딩과 세일즈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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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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