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기업들의 심각한 구인난이 외국인유학생들에게는 도리어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취업정보회사 디스코의 조사에 의하면 내년 봄에 졸업하는 외국인유학생들의 취업합격률은 올해 7월 시점으로 전년대비 4.5포인트 높은 52.5%를 기록하여 현재와 같은 공채 스케줄이 자리 잡은 201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 시기에 일본인 취준생들의 합격률이 86%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아직 3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내국인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외국인유학생들의 합격률이 유독 낮은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일본 특유의 이른 취업활동 스케줄을 유학생들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대학교 4학년 중후반에 취업활동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고 3학년 때는 졸업 후에 귀국할지 일본에 남아 취업할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유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3학년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취업활동에 뛰어드는 일본 학생들과 속도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마이나비 조사에 의하면 일본인 학생 70% 이상이 대학교 3학년 6월에 이미 취업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외국인유학생은 네 명 중 한 명꼴인 25.4%만이 취업활동에 임하고 있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차례로 역전당하고 있는 월급과 물가, 최근의 엔저 현상까지 고려하면 일본이 취업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는 중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OECD 조사에서도 캐나다와 독일 등에서는 외국인유학생이 입국 5년 후에 60%, 10년 후에도 40% 이상이 거주하고 있었지만 일본은 5년 후 40%, 10년 후에는 단 20%만이 남아있다는 점도 많은 유학생들이 결국은 일본을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일본 정부가 만든 교육미래창조회의는 일본 내 외국인유학생을 확대하고 졸업 후의 일본 내 취업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올해 4월 발표했다.
여기에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본어 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들도 진학이 아닌 바로 취업활동에 뛰어들 수 있도록 체류자격을 완화한다. 구체적으로는 유학생 관리가 우수한 일본어 학교들에 부여하는 ‘적정교’ 자격의 판단기준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다.
적정교 자격을 가진 일본어 학교는 재학 중인 유학생이 진학이나 취업을 못하고 졸업하더라도 출입국 재류관리청에 추천장을 보내 해당 유학생이 ‘특정활동’ 비자를 취득하고 일본에 머물게 할 수 있어 강제로 귀국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때문에 일본어 학교로서는 적정교 인정여부가 신규 유학생 유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매우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3년치의 불법체류나 비자취소 등을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적정교 인정기준을 1년으로 단축해서 일본어 학교를 졸업한 유학생들이 취업으로 연결되는 사례를 늘려 지방 기업들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고 특히 코로나 이후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을 감당해야 하는 관광산업에 추가 인력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동남아시아 유학생들의 불법체류 문제를 연일 보도하던 미디어들도 정부발표 이후 관광업계와 지방의 인력부족 문제를 부각시키며 유학생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만큼 외국인유학생들에 대한 대우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